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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전 세계는 월드컵의 열기로 들끓고 있다. 짧은 한여름 밤을 축구경기 관람으로 새우다 시피 보내니 아침10시까지 잠을 잔다. 토요일 둘째네 가족이 와서 온천욕을 하고 시원한 함흥냉면과 쪽 갈비로 저녁을 먹었다. 1학년인 손녀는 쪽 갈비가 맛있다며 성인 1인분을 먹어치운다. 서충주 신도시로 이사 온 후 친정에 오기가 가까워 졌다며 딸들은 좋아한다. 시내에서 들어오는 길목에 탄금호를 끼고 있는 중앙탑공원에 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렸던 건물에 있는 커피 집에 들렀다. 시원한 호숫가에 자리 잡아 건너편의 골프장 야경과 어우러져 살랑바람과 함께 밤풍경이 너무 아름답다고 모두가 감탄한다.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아름다운 호수공원이 있어 충주의 자랑이 되고 있다. 10시가 넘어 아파트로 들어와서 과일과 맥주를 마시며 자정부터 시작하는 FIFA 랭킹 1위인 독일을 이긴 멕시코전을 관람하기 위해 모두 TV앞에 앉았다. 축구를 유난히 좋아하는 3학년 손자는 눈동자가 빛났다. 주말이라서 마음 놓고 월드컵축구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마음 푸근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어 마음조이며 태극전사를 응원하였다. 광화문거리응원은 2002년 월드컵을 연상시켰다. 강호 멕시코를 이기면 16강 진출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응원을 하였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페널틱 킥으로 패한 경험이 온 국민의 가슴에 안타까움으로 남아 있는데 멕시코 전에서도 똑같은 실수로 점수를 잃게 되자 모두가 실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발 빠른 멕시코 선수들에게 역습을 당해 추가 골까지 허용하여 패색이 짙어지면서 좌절감에 빠져들었다. 5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을 때 최후의 5분을 포기하지 않은 손흥민 선수가 정말로 멋진 꼴을 넣는 순간 한반도가 들썩임을 느꼈다. 얼마나 통쾌한 슛이었는지 조마조마했던 가슴의 응어리를 확 풀어주는 느낌을 받았다. 유럽에서 이름을 날리며 활약하는 손흥민 선수를 일찍이 활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는데 대통령을 만난 손흥민 선수는 국민들에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울려주었다. 딸 가족과 함께 한 여름밤 멀리 러시아에서 개최하는 월드컵축구경기를 안방에서 관람하며 응원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경기에 싸움 전(戰)자를 붙이는 것은 인간의 역사에서 영토를 차지하려고 수많은 전쟁을 해 왔던 것을 운동경기를 통해 분쟁의 욕망을 승화시키는 스포츠예술이라고 생각한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축구경기는 전 인류의 축제인 올림픽 중간에 개최하여 4년을 기다리는 지루함을 해소시켜준다. 한편에 11명의 선수가 둥근 공 하나를 이용하여 상대의 골에 공을 넣는 간단한 경기이지만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변화로 골을 만들어내는 기묘한 동작과 전술전략에 매료되어 관중들은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대형스크린을 보며 거리응원에 열광하는 것 같다. 우리 골키퍼인 조현우 선수의 눈부신 활약으로 대량실점을 면한 것은 다행이다. 27일 밤 1%의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FIFA랭킹 1위인 독일 전에서 기적이 일어나 한반도를 열광시켰고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멕시코에게 어부지리(漁父之利)의 선물을 안겨주었다. 축구경기를 보면서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느꼈다. 공이 오기를 기다리고, 공을 잡으면 오래 끄는 습관, 잘 안 되는 정확하고 빠른 패스, 축구는 팀ㅤㅇㅝㅋ 인데 내가 한골을 넣겠다는 욕심은 찬스를 잃는 경우가 많다. 이번 대회에도 많은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이세상의 모든 일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교훈으로 남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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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