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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협

보은교육장

2006년의 일이다. 이름 모르는 회남초 졸업생의 감사편지를 받았다. 그들이 운영하는 카페에 추억을 남겨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사연은 그 1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연히 제자들이 운영하고 있는 첫 부임지 회남초 졸업생들의 카페를 방문했다.

28년 전의 세월 속에 묻혀있던 추억을 거슬러 올라간 느낌이었다. 나도 오래된 사진첩을 꺼내어 그 때의 추억을 되살려보았다.

어느 날은 비가 와서 차가 빠져 피반령 산길을 걸어서 출근하느라 구두가 젖었던 일부터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추억에 감회가 새로웠다.

문득 내가 가진 사진을 제자들이 가졌을까.아닐 것 같았다. 사진을 스캔해서 카페 앨범에 올려주었는데, 나의 작은 배려가 고마웠다며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그리고 또 12년의 세월이 흘렀다.

나의 40년 교직생활의 기본 생각은 배려이다. 학생, 학부모, 동료직원, 민원인까지 모두 배려하고자 노력했다.

나는 그것을 '섬김'이라고 표현한다.

교실에서는 내가 가르치는 학생의 인격체를 고스란히 인정하고 학생 개개인의 생각과 판단을 존중하는 교사이고자 했다. 학부모들과는 학생교육을 위해 함께 손잡고 걸어가는 교육주체로 여기며 그들의 요구와 필요에 관심을 갖고 해결해주고자 했다.

동료직원들과도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따뜻한 눈빛과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관계를 맺고자 노력했다.

교직생활과 일상생활이 별반 다르지 않다.

섬김이라는 말에는 주종의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지만 나의 섬김은 '주종'이 아니라 '모두 똑같이 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흔히 힘 있는 사람, 나에게 득이 되는 사람,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우위에 두고 그들을 만나거나 위하는 일을 우선시한다. 우선순위를 위에 두면 아랫사람, 힘없는 사람은 뒤로 밀리거나 등한시 하게 된다.

나는 그것을 경계하고자 했다. 나는 아랫사람도 똑같이 섬기는 일상을 살고자 했다.

2017년 9월 보은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부임했다. 나는 취임사에서 '섬김의 행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언제나처럼 섬기는 자세로 모든 교육주체들이 기본교육에 충실하며 미래핵심 역량을 키우기 위한 행복수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했다.

보은교육은 교육비전과 미래를 지향하는 다양한 교육활동, 교사들의 열정과 학교관리자들의 지원 등 모든 면에서 탄탄했다.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를 섬기는 마음, 그들의 고통을 보듬고 어려움을 해결해주고자 노력하는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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