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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순

산들교회 전담목사

일부 대형교회에서 일어나는 담임목사직의 세습은 세간의 질타를 받는 교회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버지로부터 직접 아들에게로 이어지는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교회의 후임과 자신이 재직하는 교회의 후임을 맞바꾸는 교차 세습, 나아가 세 개 혹은 그 이상의 교회들이 후임자를 돌려가며 임직시키는 순환세습까지 일어나는 경우, 그 폐해의 심각성은 실로 헤아리기 어렵다.

일부 기업들에서 이루어지는 자본의 상호출자나 순환출자처럼 비난받아 마땅한 비정상적인 경영방식에 교회가 오염되어 버린 셈이다. 이는 교회 구성원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에게마저 이해하기 힘든 행태로 비쳐진다. 극소수 대형교회의 세습 문제가 마치 모든 교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인 것처럼 오도(誤導)하게 됨으로서 건실하게 사역에 임하고 있는 대부분의 목회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 나아가 사회의 공분과 비난을 초래하게 됨과 동시에 하나님께도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지르는 결과로 이어진다.

물론, 소수의 교인들로 이루어진 규모가 작은 교회에서 후임목회자를 청빙할 수 없을 때 세습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왜냐하면, 교회 재정의 부족으로 인하여 담임목사에게 사례비(급여)를 지불하지 못하는 경우, 아버지가 세운 교회를 폐쇄할 수 없어 아들이 희생적으로 사역(자비량=담임목사의 사비로 교회운영과 생계를 유지)을 계속하는 데에야 소속 교인들이나 비 기독교인들로부터 비난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문제는 재정규모가 어느 정도 이상인 교회의 경우다. 결국, 세습 문제는 금전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세습에 찬성하는 이들이 견해는 이렇다. 아들도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자격을 갖춘 목사이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직책을 맡은 만큼 '담임목사의 후계자 문제'이지 '세습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습에 반대하는 이들은 비록 합법적인 절차에 의한다고 해도 전임목사의 카리스마적 지도력이 관철되고 교인들의 민주적 참여와 의사결정이 실제로 보장되지 못하는 조건 아래에서 전임목사가 자기 아들을 후임자로 선정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이는 '담임목사의 후계자 문제'가 아니라 '세습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세습 문제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담임목사직은 말씀과 치리를 담당하는 특수 직책으로서 교회의 조직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치리기관의 대표성과 책임을 부여 받는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담임목사의 남다른 카리스마가 능력을 발휘함으로서 사람들의 호응과 인정을 받아 개교회의 외형적 부흥과 성장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 결과 목회자의 카리스마가 교회공동체 내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행사하게 된다.

이런 환경 아래에서는 담임목사의 권위에 대한 비판적 성찰 능력 및 비판적 담론 능력을 퇴화시킨다. 담임목사의 청빙제도는 당회>제직회>공동의회>노회를 거쳐 결정된다. 청빙제도의 의사결정 과정이 왜곡된다면 그 결정은 정당화될 수 없다. 권위주의적인 교회 구조를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구조로 개편해야만 할 이유다.

성경도 목회자가 탐욕을 부리면 비참한 죽음(아들 포함)이 기다린다고 경고하고 있다.

(삼상 4:17b-18a) …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죽임을 당하였고 하나님의 궤는 빼앗겼나이다 하나님의 궤를 말할 때에 엘리가 자기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문 곁에서 목이 부러져 죽었으니 …

(수 13:22)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을 살륙하는 중에 브올의 아들 점술가 발람도 칼날로 죽였더라

또한, 성경은 목회자들에게 임무를 마친 후,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라고 가르치고 있다. 교회(신앙)공동체는 세습할 사유물이 아니라 "만민이 기도하는 하나님의 집(사 45:7)"이기 때문이다.

(삿 8:23) 기드온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하겠고 나의 아들도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할 것이요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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