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상순

산들교회 전담목사

1990년대 중반 청주 MBC에 근무하는 L기자가 필자를 찾아왔다. 청주는 문화의 도시이기도 하고, 점점 국제교류활동이 증가하므로 무언가 공공기관이 다하지 못하는 부분을 감당할 민간단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이유인즉, 청주의 C대학 학생들이 일본에 가서 홈스테이를 했는데, 일본 측 학생들이 오게 되면 홈스테이가 할 곳이 없으니 우리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것이었다. C대학 학생들의 약 70%이상이 서울 등 외지의 학생이기 때문에 청주에 집이 없어 홈스테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러 사람들과의 접촉 끝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 약 30여 명이 모여 1997년 '청주국제친선교류협회(Cheong-ju International Friendship Association)'라는 모임이 결성되었다. 구성원은 의사, 대학교수, 공무원, 자영업자들 중에서 어느 정도 외국어 구사능력이 가능하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이었다.

협회(協會)라는 명칭 때문에 충북도청에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할 때도 문제가 되었다. 당시는 아직 국제교류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어 있지도 않았고, 전국적으로 조사를 해보니 협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모임은 대부분 전직 외교관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분들이 만든 것이 대부분이고, 순수한 민간단체는 한 곳도 없었다. 그렇지만 논란 끝에 결국 청주국제친선교류협회(CIFA)가 출범했다.

초기에는 일본을 오가며 홈스테이 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을 시발점으로 해서 금천초와 '나가노'소학교의 음악교류, 공예비엔날레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홈스테이 지원사업 등을 하다가 다문화가정 등으로 활동범위를 넓혀갔다. 외국과의 교류도 중요하지만,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에 대한 지원사업도 중요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들을 불러 모아 체육대회, 등산, 장기자랑(노래, 악기연주, 춤 등) 등을 개최하여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활동을 개시하였다. 문제는 회원들이 매월 1만 원씩의 회비를 갹출하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경비가 부족했다. 그래서 음식도 회원들이 직접 만들었다. 부침개(전)나 김밥, 불고기, 조리 기구 등을 회원 각자가 준비하도록 했다. 초창기라서인지 모두들 불평하지 않고 잘 협조해주어 어렵지만 꾸려나갈 수 있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공예비엔날레의 한 구석 부스를 빌려 외국인 장기자랑을 개최하였는데, 당시 청주시 N시장이 와 보고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하며 800만 원을 지원해주었고, 이후 도청의 민간단체 지원 사업에 신청을 해서 별도로 300만 원의 보조를 받았다. 덕분에 필자가 사무국장을 맡았던 6년 동안은 경비에 대한 부담이 없이 활동할 수 있었다. 후임 사무국장 이후 충북도나 청주시에 제출하는 여러 가지 복잡한 서류를 작성하는데 부담을 느껴 스스로 지원요청을 포기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 국내거주 외국인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고 '지구촌은 하나'라는 말처럼 외국과의 교류도 활발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희생과 봉사정신, 그리고 외국어 구사능력을 갖춘 회원의 참여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화려한 외국과의 교류도 중요하지만,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과의 교류는 저렴한 경비로 한국의 문화를 전파하여 한국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문화 가정은 물론이거니와 최근에 자주 논란이 일고 있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국내거주 외국인에 대한 나눔과 봉사가 절실히 필요하다.

성경 말씀도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학대하지 말고 선대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슥 7:10)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와 궁핍한 자를 압제하지 말며 서로 해하려고 마음에 도모하지 말라 하였으나

(신 24:19) 네가 밭에서 곡식을 벨 때에 그 한 뭇을 밭에 잊어버렸거든 다시 가서 가져오지 말고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시리라.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