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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5.24 17:31:18
  • 최종수정2018.05.24 17:31:18

김희식

시인, 충북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월 16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사람이 있는 문화-문화비전 2030'과 새 예술정책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을 발표했다. 이는 이창동 장관 시절 만들어졌던 '창의한국' 이후 15년 만에 만들어진 문화정책 백서인 것이다. 이번 발표된 문화비전과 새 예술정책은 자율성·다양성·창의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문화권리 확대와 문화예술인 권리 보장, 공정하고 다양한 문화 생태계 조성 등 '사람이 있는 문화' 실현을 위한 것들이다.

도종환 장관은 이 자리에서 '사람이 있는 문화'는 사람에 의한 문화, 사람을 위한 문화, 협력과 다양성의 문화, 여유와 쉼이 있는 문화로서 개개인의 일상이 행복해지기를 꿈꾸는 문화라 강조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문화비전과 새 예술정책은 지난 문화예술의 적폐를 넘어 새로운 예술의 시대를 여는 획기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 곳에서 문화정책과 문화현장의 괴리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데 이는 아직 기존의 관료적 관행에서 탈피하지 못한 문체부 내의 여러 적폐에 기인한다 할 수 있다.

그간 문재인 정부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등 문화예술계에 만연한 적폐청산을 위해 노력하여왔고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증액해 재원을 확충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비해 지역 문화예술계 현장에서는 별반 달라진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번 발표가 이전 정부의 문화정책에 비해 전혀 새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문체부의 문화비전 발표가 있던 다음날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그간 블랙리스트 사태에 관한 사과 성명을 내게 된다. 그러나 이날 사과성명이 있는 것을 아는 사람도 극히 적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혁신의 방안조차 제출하지 못한 채 서둘러 마무리 되었다. 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을 비롯한 국립중앙극장장의 임명이 파행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계 작금의 형국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은 이미 지난해 12월 이 문화정책에 대한 기조가 발표된 이후 문체부 내의 모든 부서에 혁신을 위한 점검과 변화를 해내었어야 함에도 제대로 된 내부 개혁이나 변화를 갖지 못하였던 것에서 기인한다 할 수 있다.

문화예술계가 이번 발표에 실망하는 것은 그것이 문화현장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와 현장과 행정 사이가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 정부에서 정책 변화를 위한 기존의 관료주의와의 싸움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국민들이 만족할만한 문화정책을 펼칠 수 없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분명 블랙리스트의 당사자인 문체부와 예술위가 스스로의 변화와 반성의 태도를 보여줄 때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고 혁신에 대한 믿음을 가질 것이다.

새 예술정책은 새로운 사업의 나열이나 프로젝트가 아닌 그것들이 갖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가고 혁신해 나가려는 실천적 의지와 시대에 대한 깊은 철학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의 새 예술정책과 문화비전의 발표는 변화를 향한 시작의 변곡점에 불과하다. 앞으로 여러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이제부터는 이들을 법제화 하고 실천 로드맵을 내는데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체부와 문화관련 공공기관들도 스스로의 뼈를 깎는 반성과 분권적 혁신의 길을 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민간의 영역에서도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정책의 실천과 제도개선을 위한 진정한 협치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할 때 새로운 패러다임의 문화예술 정책이 완성될 것이며 진정한 사람 사는 문화, 사람 사는 세상이 만들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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