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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사라지려나

전국 명문 세종국제고 모집 시기, 내년부터 후기 변경
외지 우수 학생 지원 감소로 학부모 전입도 줄어들 듯
세종시교육청, 교육부 개정 시행령 반영 전형계획 발표

  • 웹출고시간2018.04.01 17:08:14
  • 최종수정2018.04.01 17:08:14

세종국제고교 전경. 전국에서 우수학생을 우선 선발해 온 세종국제고교의 모집 시기가 내년부터는 일반고교와 같은 후기로 바뀐다.

ⓒ 최준호기자
[충북일보=세종] 전국에서 우수학생을 우선 선발해 온 세종국제고교의 모집 시기가 내년부터는 일반고교와 같은 후기로 바뀐다.

이에 따라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함께 세종시내 고교 학력 신장을 견인해 온 이 학교의 대학입시 성적이 하락될 것으로 우려된다.

외지 출신 학생이 줄어들면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인구 증가에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수 학교에 진학한 자녀를 따라 부모가 이사하는 이른바 '현대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 중시하는 국제고 특성 '약화'

세종시교육청이 지난 3월 30일 공고한 '2019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보면 전기(前期)에 학생을 뽑는 학교(계열)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세종예술고(특수목적고) △세종하이텍고(특성화고) △세종여고(특성화 학과) △성남고(예술계열)다.

이 가운데 전국 단위로 영재성 평가 등을 거쳐 학생을 뽑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4월 4~9일 원서를 접수한다. 이어 세종예술고와 세종하이텍고가 각각 10월 22일, 세종여고와 성남고는 11월 26일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후기(後期)는 중학교 내신성적 등을 기준으로 전국에서 선발하는 세종국제고(특수목적고)를 비롯해 세종고(기숙형 공립 자율학교), 평준화 지역 10개 일반고, 한솔고(자율형공립고), 세종여고 및 성남고 인문계열이다. 이들 학교는 올해 12월 10일 일제히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올해와 가장 달라지는 점은 세종국제고 선발 시기가 전기에서 후기로 늦춰지는 것이다.

올해까지 세종국제고에 불합격한 학생들은 후기인 일반고에 지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부터 탈락자는 1차 모집에서 미달된 평준화 지역 일반고교에 추가 배정된다.

이 학교는 전형 방식도 크게 3가지가 올해와 달라진다.

첫째, 1단계 선발에서 영어 내신성적 반영 방식이 변경된다.

올해까지는 '중학교 2학년 성취도 수준(절대평가)+중학교 3학년 석차 9등급제 성적(상대평가)'이 반영됐다. 그러나 내년에는 2, 3학년 모두 원점수와 과목평균(표준편차)을 제외한 성취도 수준을 반영하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둘째, 1단계에서 동점자가 나왔을 때 선발하는 기준이 바뀐다.

올해까지는 △3학년 1학기 △3학년 2학기 △2학년 2학기 △2학년 1학기 순으로 '영어' 내신 성적 순위가 높은 학생을 뽑았다.

그러나 내년에는 △3학년 2학기 국어 △3학년 2학기 사회 △3학년 1학기 국어 △3학년 1학기 사회 △2학년 2학기 국어 △2학년 2학기 사회 △2학년 1학기 국어 △2학년 1학기 사회 순으로 성취도 수준을 반영해 선발한다. 사회 과목이 개설돼 있은 학기의 경우 역사 등의 과목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셋째, 교사 추천서가 생략된다.

올해까지는 1단계 합격자가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를 제출해야 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교사추천서 없이 자기소개서의 교사 확인란에 담임교사가 서명만 하면 된다.

결국 영어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보다는 영어 실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되 국어와 사회 성적이 더 나은 학생을 뽑고, 학생의 학교 선택권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어를 중시하는 고교로서의 특성이 약화되는 셈이다.
◇"명문 세종국제고 위상 낮아질 것"

세종국제고 전형시기가 늦춰지는 것은 교육부가 작년말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고쳤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전국 국제고·외국어고·자사고(자율형사립고)의 선발 시기를 일반고와 같은 후기로 바꿨다. 이들 학교가 우수 학생을 먼저 확보하면서 일반고 발전에 차질이 빚어지는 데다,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교육과정이 일반고와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종국제고는 타 시·도 출신 우수 신입생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까지와 달리 불합격될 경우 미달된 일반고교에 강제 배정되는 등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2013년 3월 개교한 세종국제고는 매년 신입생 100명 가운데 70% 이상이 타 시·도 출신이다.

전국 7개 국제고 중 지방에 있는 학교는 2곳(세종,부산)에 불과하다.

이 학교는 과학예술영재학교(연간 선발 인원 96명)와 함께 세종시의 명문학교로 부상해 왔다.

예컨대 올해 세종시내 고교 출신 서울대 최초 합격자 40명 가운데 영재학교(3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명이 세종국제고 출신이다.

입학 경쟁률은 지난해 1.6대 1에서 올해는 2.3대 1로 높아졌다.

세종국제고와 영재학교는 세종시 인구 증가에도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두 학교는 학생이 입학하면 부모가 뒤따라 세종시로 전입해 오는 경우가 많다"며 "국제고가 후기로 전환되면 외지 출신 우수 학생이 줄어들면서 학교 위상이 낮아지고 인구 유입도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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