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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서

전 옥천군친환경농축산과장

지난 춘분 날에는 흰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춘분이 겨울과 봄을 한곳에 불러 모은 것 같았다. 그래도 이젠 완연한 봄이다.

계절의 수레바퀴가 돌고 돌아 또다시 봄이 찾아 왔다. 며칠 전 시골 마을엘 들렀다.

내 나이가 일흔이 넘었는데 아직도 경로당에서 막내라는 고향 선배의 농담 섞인 말이 묵직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요즘 면 단위 농촌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40%에 육박하는 초고령 사회로 이미 진입했다.

예순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필자도 시골에 가면 청년 회장감이다. 노인들도 60대에서 9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분포하면서 부모와 자식이 같은 경로당에서 지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경로당 이용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우리 군에는 총 308개의 경로당이 운영되고 있는데, 일부 마을에서는 2개의 경로당을 운영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 하나는 할머니 방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에서는 60~70대 초년 노인층과 80~90대 노인들을 구분해 별도로 운영하는 마을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북 완주에서는 전국최초로 초년 노인층을 위한 경로당이 아닌 중로당(中老堂)을 신축해 주목을 받고 있다.

초년 노인층 들이 주로 소통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중로당을 신축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된 시골에는 농촌소멸의 증상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유모차가 육아용이 아닌 노인들 지팡이 대용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빈집들도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어 골칫거리다.

태어나는 아이들이 없자 면 단위 학교들이 줄줄이 폐교되고 있으며 그나마 군 단위에서 명맥을 유지하던 산부인과마저 없어지고 있다.

지금 옥천에 있는 산부인과는 출산은 아예 취급하지 않고 일반 진료만 하고 있다. 농촌은 지금 요양병원, 요양원이 우후죽순처럼 여기저기 늘어나고 있다.

말 그대로 커다란 자연 경로당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산아제한 운동이 무척 심했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구호가 지금도 생생하다.

예비군훈련 때도 보건소 직원이 나와서 정관수술을 반강제로 권했다.

물론 수술에 응하는 사람은 훈련이 면제됐다. 직장에서도 세 번째 아이는 가족수당은 물론 아예 건강보험카드에 올리지도 못했다.

특히 공무원들은 보건소 가족계획 요원들이 전담하여 독려하고 인사에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

지금 보건소에는 그때 특별 채용된 직원들이 아직도 일부 근무하고 있다. 겨우 30년이 지난 지금 농촌에는 아기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혹간 다문화 가정에서나 아기들을 겨우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인구증가를 위해 지자체마다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웃 보은군에서는 셋째 아이 부모에게 연금까지 넣어준다고 한다.

국가 정책이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얼마나 근시안적이었나 하는 것을 바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며칠 전에는 꾀 많은 눈비가 내렸다. 겨울이 가면서 마지막 선물로 흠뻑 뿌리고 간 것 같다.

겨우내 목말랐던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었다. 단순한 비가 아니고 만물을 움트게 하는 링거액 같은 눈비다.

새봄을 맞이해 우리 군에서도 오갈 때 마땅치 않은 60~70대 초년 노인들을 위해 경로당이 아닌 中老堂(중로당) 한 두개 쯤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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