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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이 꼬리를 감추고 따스한 봄이 주변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함께 지방선거 또한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6월 13일이 선거일이니까 이제 고작 석 달 정도가 남은 셈이군요. 그 때문인지 혈세를 쌈짓돈처럼 쓰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로 표를 염두에 둔 선심정책이지요.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서울시의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입니다.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던 대로 서울시는 지난 1월에 세 차례에 걸쳐 출퇴근 시간대에 지하철과 버스를 공짜로 운행했고 여기에 15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교통량은 고작 2%가 안 될 정도의 감소 효과를 보였더군요.

첫 시행부터 예산만 낭비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는데도 박 시장은 "무료 운행 효과를 확신하고 있다"며 귀를 막았지요. 그러더니 결국 정책을 폐기한다고 밝혔더군요. 미세 먼지는 못 줄이고 예산만 날린 것이 분명한데도 "정부의 더 강력한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마중물로서 목적을 다했다"며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부끄러운 말장난이지요.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하면서 사과를 했어야 마땅한 일인데, 6월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 정책을 펴느라 혈세를 낭비한 것이 분명한 일인데 이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더군요.

국민의 혈세가 줄줄 샌 경우는 또 있습니다. 정부가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한 경우지요. 정부는 지난해 추석에 이어 설 연휴에도 사흘 동안 전국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귀성길이나 귀경길 국민에게 베푸는 호의겠지만 여론을 의식한 선심정책이 분명합니다. 민자고속도로는 적자가 나면 세금으로 그것을 메워줍니다. 일반 고속도로 역시 수입이 줄면 정부의 예산으로 충당하든가 결손 처리를 해야겠지요.

무료 통행으로 인해 운전자들은 적게는 몇 천원부터 많게는 수 만원까지 혜택을 보았을 것입니다. 몇몇은 푼돈이 절약되었기에 기분이 좋았겠지요. 하지만 당시 고속도로를 이용한 많은 사람들이 공짜라는 기쁨에 앞서 마음이 꺼림칙했다고 술회합니다. 국민의 세금을 그렇게 써도 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던 것입니다.

이 정책은 엄연히 수혜자 부담 원칙에 어긋납니다. 고속도로 건설비가 거의 환수되었다면 운영비나 감가상각비를 계상하여 통행료를 대폭 줄일 것이지 특정 기간을 택해 무료로 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입니다. 또한 그 기간에 고속도로를 통행하지 않은 국민들이 받는 상대적 박탈감은 무엇으로 보상받아야 하는 것인지요.

우리가 잘 알다시피 공짜를 좋아하다 망한 나라가 한둘이 아닙니다. 무상 복지를 즐기다, 퍼주기를 즐기다 패가망신한 것이지요. 그리스와 포르투갈이 그러했고,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가 그러했습니다. 국민을 근거 없이 받는 일에 익숙하게 만들어 나라를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것입니다.

이처럼 퍼주기가 만연하는데도 시민단체들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세금 몇 백억 몇 천억이 순식간에 날아가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분명 잘못된 정부의 정책을 감시하려고 존재하는 것이 시민단체들일 텐데 서울시의 터무니없는 세금 낭비나 정부의 선심정책을 바라보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고개를 갸웃할 일입니다.

또 있습니다. 요즘 한창 불고 있는 '미투' 운동을 두고서도 한두 개의 여성단체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이 먼 나라 불 보듯 딴전을 치고 있습니다. 신랄하게 비판받아야 할 인물들이 우후죽순으로 드러나고 있는데도 도무지 관심이 없더군요. 세금 낭비의 사례처럼 역시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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