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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철도박물관 건립 논란만 수년째

청주 오송 입지 우위 불구 국토부 선정방식 전환
청주유치위 서명운동에 61만7천76명 동참하기도
"정부의 줏대없는 정책이 낳은 결과"

  • 웹출고시간2018.03.11 20:00:00
  • 최종수정2018.03.11 20:00:00
[충북일보] 국립철도박물관 유치에 수년간 공을 들여온 충북은 '국립철도박물관법안' 발의로 멘붕 상태다.

국토교통부의 과열경쟁 자제 요청으로 대놓고 유치전을 벌일 수 없던 충북으로썬 경쟁지인 의왕시에 한 방 먹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지역정가에 따르면 국립철도박물관 건립은 지난 2014년 12월 국토부가 '국립철도박물관 건립 기본구상 연구' 용역에 착수하며 시작됐다.

부지만 제공하면 철도역사문화관 등 전시관을 짓는 데만 1천억 원이 넘는 국비가 투자될 수 있어 전국 자치단체 16곳이 유치전에 뛰어들 정도로 경쟁이 과열됐었다.

당시 연구 용역에서 청주 오송은 의왕과 함께 최고 점수를 받기도 했다.

오송은 후보지 반경 30㎞ 이내 지자체 인구가 100만 명 이상 거주, 사업 부지면적 5만㎡ 확보 가능 등 필수 조건을 두루 갖춰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국토부는 2015년 11월부터 최적입지 선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수행했고 당시 지자체를 대상으로 후보지 수요조사를 한 결과 전국 11곳이 유치를 희망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제천은 국립철도박물관 공모사업에 참여하지 못해 평가에서 누락된 사실이 알려져 청주·제천 간 집안싸움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특히 2016년 4월 20대 총선과 맞물리면서 더불어민주당 변재일(청주 청원) 의원과 자유한국당 권석창(제천·단양) 의원이 각각 국립철도박물관 유치를 공약하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오송은 경부·호남고속철도가 지나가는 X축 국가철도망의 중심지이고, 철도종합시험선로와 철도완성차시험시설 등 주요 철도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충북선과 중앙선, 태백선이 만나는 철도교통의 요충지로 성장한 제천은 철도문화 유산의 집적지라는 강점이 있는데다 동양 최대의 열차 조차장역, 국내 최초의 전기기관차 출발 등 역사성과 상징성을 갖추고 있다.

청주와 제천 간 갈등은 국토부가 '1시·도 1후보지 추천' 권고 지침을 내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고 충북도 철도박물관 후보지 추천위원회는 그해 4월 20일 도내 최종 후보지로 오송을 결정했다.

그 후 국립철도박물관 오송 유치는 지역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청주시는 그해 5월 교통정책과를 중심으로 '국립철도박물관 TF팀'을 만들고 유치전에 대응했다.

각계각층의 시민들로 구성된 '국립철도박물관 청주유치위원회'도 출범해 50만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범시민 결의대회에 나섰다.

청주유치위원회가 주축이 된 서명운동에는 도내 각 시·군을 비롯해 민간사회단체, 충북농협, 교육기관, 기업체, 정당 등 전 도민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진행됐다.

각종 행사장은 물론 오송역, 성안길, 행정기관 민원실, 병원, 시장 등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서명운동이 전개됐으며 당초 목표였던 50만 명을 돌파해 61만7천76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전 도민이 똘똘 뭉쳐 국립철도박물관 유치에 나섰지만 국토부는 "불필요한 지역 간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며 2016년 7월 22일 입지 선정방식을 공모방식에서 지정방식으로 전환했다.

2016년 말까지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던 국토부는 각 지자체와 몇 차례 실무회의를 진행했지만 이 또한 '지역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도와 시 공무원들도 "심사 시 불이익 당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쉬쉬'하던 분위기에 61만7천76명의 서명부 또한 국토부에 전달되지 못하고 현재까지 시청 창고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내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부만 믿고 기다린 충북과 달리, 의왕은 다른 방법으로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사안은 정치권은 물론 정부의 줏대 없는 정책이 낳은 결과다. 정부가 투명하고 합리적인 국립철도박물관 건립을 추진했어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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