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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3.08 18:30:45
  • 최종수정2018.03.08 18:30:47
[충북일보] 산은 인생의 스승이다.

아름다운 자연은 인류의 생명을 지키는 재산이고, 인간의 문화는 나무에서부터 이룩되었다. 우리의 삶은 한 포기 풀잎에서 한 그루의 나무에서 지식을 얻고, 숲에서부터 과학을 창조해 내기도 한다. 자연은 인간지식의 샘이요, 학문의 길잡이기도 하다. 산은 자연의 무궁한 지식을 담고 있는 과학의 응결체이다. 산은 언제 보아도 요염하지도 않고 의젓하다. 얕은 산은 얕은 대로 높은 산은 높다고 뽐내거나 자랑하려 들지도 않는다. 산은 말이 없다. 산은 너그럽고 인자스런 모습으로 돌아앉아 있기도 하고 누워 있기도 한다.

산은 인생의 어머니다.

산에게는 미운 사람도 고운 사람도 없다. 모두 평등하게 받아준다. 산은 살아있는 생명을 보살피기도 하지만 마지막 인간의 시신을 품안에서 영원히 잠들게도 한다. 그러기에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더욱 산을 좋아하고 산행을 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오르고 또 오르건만 싫지가 않다. 우리는 산을 사랑한다. 헐벗은 산보다는 숲이 울창한 산을 더욱 그리워한다. 산은 높다하여 귀한 것이 아니고 나무가 있어서 귀한 것(山高故不貴 以有樹爲貴)이라고, 선인들도 말했다. 산에는 나무가 가득히 자라고 있기에 산다운 풍치를 지니며 많은 생명을 보듬어주고 있어 귀하게 여긴다. 산에 나무가 들어 서 있지 않는다면 쓸모없는 불모지에 불과하여 탐내지도 않을 것이다. 산에는 아름다운 숲이 있기 때문에 산으로서 경제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가치로 깊은 의미를·지니고 있음에 더 소중함이다.산은 화사하면서도 순수하다. 산은 예술가 앞에서는 소재가 되기도 하고, 의사 앞에서는 의약이 되기도 한다. 산은 우리들에게 한없는 새로운 인생을 가르치기도 한다. 숲은 겉으로 봐서는 평화로운 듯 보이지만 자연의 경쟁을 느끼게 된다.

자연도 그늘에서 견디며 살아 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식물이 있는가 하면, 메마른 토양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생명력을 이어가는 끈기를 지닌 종류도 있다. 암석의 틈 사이에서 뿌리를 내려 생명을 버티며 모질게 살아가는·삶. 우리는 이러한 식물로부터 또 다른 인생의 삶을 배우려고 산을 오르는지도 모른다. 식물들의 생활상에서 생사고락의 이치를 터득하며 나무 같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자연으로부터 깨닫는다. 오늘도 산을 오르며 생각한다. 나무 같은 사람들이 어우러져 천연림처럼 그런 이웃들로 조성되어 서로가 사람답게 사는 사회로 만들어져 다 같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논어에 보면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知者樂水 仁者樂山)고, 예로부터·어진사람은 세세청청(世世靑靑)한·숲이 좋아 산에서 묻혀 산 같은 인생을 배우며 수도를 하였던 것이 아닌가. 물과 산은 만남으로 생명을 낳고 기르는 덕행을 가르쳐주고 있다. 진작에 이 깊은 교훈을 깨닫지를 못했을까. 인생살이란 산 너머 산이 있게 마련이고, 착한 마음을 지닌 사람은 어려움이 따른다 해도 인자하게 산심(山心)으로 처신한다. 산은 오늘도 나에게 산심으로 살아가라고 일러주건만 마음은 욕심에 가리어 그렇게 살지를 못한다. 산은 춘하추동 사계절을 통하여 세월의 의미를 수목의 몸짓으로 알려주고 있건만 받아들일 줄을 모른다.

산은 언제고 푸른 청춘이다. 녹음에 덮인 숲속을 거닐면 무한한 희망을 불러 일으켜 주기도 하고, 낙엽이 쌓인 산길은 사색을 낳게 하는 철학의 산이 되기도 한다. 산은 말한다. 진정한 삶을 모르는 사람은 자연의 숨소리를 들어보고, 인생을 모르거든 산행을 하라고 가르쳐 주고 있다. 산은 억만겁의 침묵만이 있을 뿐이다. 산은 멀리서 바라보는 즐거움보다는 오르는 기쁨이 더 좋고, 산을 오르는 기쁨보다는 자연을 가꾸고 산을 관리하는 마음이 더 즐겁다. 오직 산을 관리하는·사람만이 진실한 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산! 산을 오르며 자신의 인생을 살찌우는 산 같은 사람으로 살아감이 어떨까.

인생살이가 외로우면 산을 오르고, 슬픈 마음이 생겨나면 나무를 심고, 보람을 얻고 싶으면 숲을 가꿔보라. 세월이 가고나면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면 자연히 그 가운 대에 기쁨을 얻을 수 있다. 금년은 어떤 나무를 심을까. 유실수 아니면 약용이 되는 산수유나무, 마가목, 모과나무 중에서 선택하여 심어야겠다.

오늘도 푸른 소나무 숲을 걸으며 아름다운 솔바람 소리를 듣는 시간은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김홍은

충북문인협회. 충북수필문학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저서: 나무가 부르는 노래. 나무이야기. 꽃이야기 등

푸른솔문학 편집·발행인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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