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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3.11 17:05:11
  • 최종수정2018.03.11 17:05:11

이정인

충주시 여성청소년과 보육팀장

"엄마! 어린이집 안 갈래. 가기 싫어"

"안 돼. 가야 돼. 엄마 오늘 바뻐"

아이 옷깃을 여며주고 가방을 메어 주며 울상을 짓고 있는 아이의 팔을 잡고 현관을 나선다.

아이를 차에 태운 후 '휴~' 하고 한숨을 내쉬며 시동을 켜는데, "배 아파. 엄마, 나 배 아파"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하는 자기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제는 배가 아프단다.

아이다운 발상이다. "어린이집 가서 약 먹자. 괜찮을 거야. 알았지?" 아이의 볼이 부루퉁해진다.

'왜 하필 오늘이야.' 행사가 있는 날이면, 아이는 꼭 어린이집을 가기 싫다고 더 보챈다. 영락없는 머피의 법칙이다.

어린이집 앞에 차를 세우고 내리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며 울어대는 아이를 억지로 내린다.

화가 난 손으로 아이 엉덩이를 때려주는데, '주르륵~' 눈물이 흐른다.

상황을 눈치 챈 어린이집 선생님이 달려와 아이를 달랜다.

선생님을 보자 떼쓰는 게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어린이집을 가지 않겠단다.

선생님이 아이를 끌어안고 "어머니 얼른 가세요" 한다.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직장으로 향한다.

출근을 해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내가 무엇 때문에 이 짓을 하는지 모른다는 회의감이 몰려온다.

잠시 후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온다.

"어머니. 많이 속상하셨죠? 잘 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예, 고맙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보이지 않는 수화기 너머 선생님께 고개를 숙여가며 인사를 한다.

신학기가 시작되면 항상 그 때 기억난다.

누군가는 따뜻한 봄을 맞아 새로운 시작으로 희망이 솟는다고 하지만 일부 아이들은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 낯선 환경에 적응하면서 신학기증후군을 겪는다.

스트레스로 두통과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83%의 초·중·고생이 크거나 작게 신학기증후군을 겪는다고 한다.

하물며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조차 어려운 영유아는 거의 모두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3월을 일 년 중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한다.

아이는 자신의 심리상태나 상황을 표현하는데 서툴다.

결국 울고 떼쓰는 것으로 감정을 표출한다.

어떤 아이들은 한 달이 넘어서도 적응하지 못한다. 부모는 애가 탄다.

서로 다른 기질과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모이다 보니, 트러블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규칙과 배려가 익숙하지 않으니, 다투지는 않을까? 다치지는 않을까? 선생님은 하루 종일 노심초사다.

부모의 항의 전화라도 받는 날이면 파김치가 된다.

3월의 육아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것이 우리가 살면서 치러야할 과정이라면 현명하게, 슬기롭게 대처할 수밖에.

신학기증후군을 극복하는데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학교를 가기 싫다는 말을 반복하면, 심리적·육체적 상황을 세밀히 관찰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또한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파이팅하고 힘을 내자. 엄마, 아빠, 선생님 그리고 우리 아이들! 모두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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