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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사라진 담수어의 모습 다시 보고 싶다

미호종개 등 멸종위기종 개체 수 급감
이미 생태계 파괴… "개발은 불가피"
관광자원 개발 더 큰 파괴 불러와
"자연 보존력 키우고, 경관 보전해야"

  • 웹출고시간2018.02.13 20:46:19
  • 최종수정2018.02.17 20:02:48

미호천에 주로 서식한 것으로 알려진 천연기념물 454호인 담수어 '미호종개'.

[충북일보] 자연은 항상 '개발과 보전' 두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다. 오는 6·13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충북을 가로지르는 '미호천'도 마찬가지다.

미호천은 충북을 대표하는 하천이나 그동안 무관심 속에 있었다. 담수어(민물고기)인 '미호종개'는 멸종위기에 처했으며, 이외 미호천에 서식 중인 수많은 동·식물이 보금자리를 잃을 위기다.

이런 가운데 충북도지사, 청주시장에 출마를 선언한 다수의 후보가 미호천 개발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후보마다 다르긴 하지만, 맥락은 '미호천 시대' 개막이다. 미호천을 거점으로 관광·문화·경제 등 충북만의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미호천의 생태환경이 이미 많이 망가져 있는 데다 생태학적으로 보전해야 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미호천은 충북 전역을 관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원지인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 마이산성에서 시작해 음성, 진천, 청주를 지나 금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수많은 지천과 합류하기도 하는데, 백곡천·성암천·석화천·무심천·남석천·병천천·조천 등과 만나 총 길이 89㎞에 달한다. 과거 충북지역이 곡창지대를 이룰 수 있던 것도 미호천의 역할이 크다.

미호천(美湖川)은 말 그대로 '아름다운 강'을 뜻한다. 금빛으로 펼쳐진 모래와 잘 맞는 이름이다. 생태적으로 모래가 퇴적돼 만들어진 '모래강'인 미호천은 담수어에게 최적의 생활환경이었다.

낙동강 내성천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 담수어 '흰수마자'. 흰수마자는 지난 2005~2006년 미호천에서도 발견된 기록이 있으나, 현재는 서식환경 파괴 등으로 인해 미호천에서 발견되지 않고 있다. 낙동강 내성천도 영주댐 건설 이후 흰수마자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대표적인 어류는 천연기념물 454호인 담수어 '미호종개'다. 미호천 상류인 백곡천 인근에서 서식이 확인됐다.

미호종개는 30~40㎝ 깊이 모래 속에서 생활하는 등 까다로운 서식환경 탓에 하천 개발 시 멸종이 우려되는 어종이다.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현재는 보기 어려운 담수어기도 하다.

또 다른 멸종위기종인 '흰수마자'도 있다. 흰 수염이 있어 흰수마자로 불리는 이 담수어도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지난 2005~2006년 미호천 채집 기록이 있다. 현재 낙동강 내성천에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낙동강 내성천 영주댐 건설 이후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이외에도 잉어·붕어·참붕어·피라미·모래무지 등 다양한 담수어를 볼 수 있는 곳이 미호천이었다.

하지만, 모래 하천의 인공적인 준설과 오염물질 방류 등으로 인해 담수어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청주지역 미호천변 인근 제지공장에서 발생하는 공업용수가 미호천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어 미호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

ⓒ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미호천은 새들에게도 천국이었다.

무심천·금강 등과 만나는 합수부는 철새들이 주로 찾는 곳이었다. 12월부터 미호천 일대에서 겨울을 나는 황오리가 대표적이다. '군무'로 유명한 가창오리가 청주 오창 인근에서 관찰되기도 했다. 이들 철새는 미호천 생태환경 변화에 맞춰 점차 하류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관광 콘텐츠로서의 개발'이 아닌 '생태환경적인 개발·보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상류 부분부터 이미 시작된 생태환경 파괴로 인해 개발은 불가피하지만, 레저공간 등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시 더 큰 생태계 파괴가 온다는 뜻이다.

박현수 청주충주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은 "미호천은 상류 농공단지에서부터 시작된 환경파괴로 인해 개발하지 않아도 망가질 위기에 처해 있다"며 "다만, 터무니없는 개발이 아니라 자연의 보존력을 키워주고 생태 경관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충북도내에는 시립공원과 국립공원이 전무하고, 국가습지로 지정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인근 지자체인 충남도는 오히려 미호종개를 활용해 국가습지를 미리 지정하는 등 환경적으로 앞서가 있다"며 "이제라도 미호천의 생태를 지킬 필요가 있다. 미호천 일부지역을 공원화하고, 완충지역을 만드는 등 무분별한 개발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강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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