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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무주

객원논설위원

박항서 감독하면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 국가대표의 4강 신화를 이끈 코치로 잘 알려져 있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4강 신화를 이끈 장본인이다. 이제 그가 베트남의 국가대표 감독이 되어 아시아 축구연맹 U-23 대회에서 준우승의 감격을 베트남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것과 비교하여 손색이 없는 성적으로 베트남 정부는 박 감독에게 최고 훈장까지 수여했다고 한다.

박 감독은 선수 시절 그렇게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와 국가 대표 2진격인 충무팀에서 뛴 적이 있지만 스타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은퇴후 코치로 더욱 유명해졌다. 1988년 LG 치타스의 코치, 1997년 수원 삼성 블루윙즈 코치로 있다가 1994년 처음으로 국가 대표팀 트레이너가 됐다. 이어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자 감독과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하는 코치가 됐다. 그리고 4강 신화의 1등 공신이 된 것이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축구의 변방 베트남에서 히딩크 감독과 같은 칭송과 찬사를 받고 있다.

2002년 당시 우리나라 국가 대표팀이 4강에 오르는 동안 전 국민이 길거리로 나와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다. 베트남에서도 U-23 대회에서 자국 선수들이 결승전에 오르는 동안 국민들이 거리로 나와 응원전을 펼쳤다. 베트남 축구사상 국제 대회에서 결승전에 오른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지난해 9월 29일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23세 이하 대표팀 공동 감독이 됐다. 불과 부임 3개월 만에 U-23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로써 베트남은 축구의 변방에서 새로운 아시아 강자로 발돋움하게 됐다.

지난달 27일 함박눈이 내리는 악천후 속에 열린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대1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날씨가 좋았다면 해볼 만한 결승전이었는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박 감독의 별명은 악바리로 알려져 있다. 뭐든지 최선을 다하는 근성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그는 베트남 대표팀을 맡으면서 강력한 체력 훈련에 나섰다. 이에 일부 선수들이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반발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는 선수들을 모아놓고 '훈련이 힘들면 스스로 나가면 된다'라고 말하며 '오직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며 훈련에 임하자'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후 혹독한 훈련에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으며 U-23 대회에서 결승까지 가는 놀라운 실력을 발휘한 것이다.

박 감독이 베트남 감독으로 부임하던 당시 베트남 여론은 별로 좋지 않았다. 유럽의 유명 감독도 많은데 왜 하필 한국의 무명 감독을 데려왔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지도력이 빛을 발해 축구팬들의 비난을 한번에 잠재우고 말았다.

FIFA 랭킹 112위인 베트남의 준우승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으며 3,4위전에서도 져 4위에 머물렀다. 베트남에 비하면 참담한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이처럼 형편없는 성적을 거둔 것은 자만심에다 근성도 없었기 때문이다. 4강전에서 우주벡에 4대1로 패배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로써 이번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2020년 U-23 챔피언십 톱 시드권 획득에도 실패했다.

그래서 우리팀의 부진에 대해 국민들은 베트남의 선전을 교훈 삼으라고 충고한다. 특히 박 감독이 주창하는 악바리 근성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악바리 근성은 한국 대표팀의 장기인데 지금은 너무 자만에 빠져 있는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베트남 선수들처럼 악바리 근성을 되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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