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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1.11 13:42:16
  • 최종수정2018.01.11 13:42:16

오창근

충북참여연대 사회문화 국장

2017년 한해 국민이 기억하는 가장 큰 사건은 무엇일까? 아마도 촛불혁명과 국정농단, 조기 대선이 아닐까 싶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서는 해마다 올해의 10대 시민운동을 선정 발표해 왔다. 예상했던 대로 1위는 '헌법유린·국정농단 박근혜 정권 퇴진 및 적폐청산 운동'이 차지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작은 박근혜 정권이 출범하면서부터였다. 2012년 대선기간에 국정원 사이버 댓글 사건이 알려지고 그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충북에서도 성안길 입구에서 매주 금요일 촛불집회를 진행해 왔다. 추운겨울, 찬 바닥에 앉아 주동자 처벌과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며 한겨울을 보냈다. 그때만 해도 시민의 반응은 냉랭했다. 그렇게 일 년을 보내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 진실규명과 세월호 인양을 요구하는 집회를 또 그곳에서 가졌다. 그렇게 일 년을 보냈다.

그리고 2016년 10월 24일 JTBC에서 태블릿 PC가 공개되면서 국정농단이 수면이 떠올랐다. 그전과 마찬가지로 성안길 입구에 모여 촛불집회를 가졌다. 주된 구호는 '박근혜 대통령 사과와 진실 규명'이었다. 가끔 누군가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혹은 하야'를 외치면 옆에 있던 사람이 너무 앞서간다고 제지할 정도로 대통령 탄핵은 금기어처럼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양파껍질 벗기듯 최순실의 국정농단의 증거가 드러나면서 사태는 급반전되었다. '이게 나라냐?'라는 말과 함께 촛불을 들고 성인길을 찾는 시민의 수가 늘어났다. 광화문에서, 충북 도청서문 앞에서 잘못된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남녀노소 불문하고 촛불을 들었다.

돌이켜보면 박근혜 정부 내내 누군가는 촛불을 들었다. 다만 촛불이 횃불이 되기까지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늘 역사는 그렇게 움직였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이한열 학생의 죽음은 '호헌철폐와 직선제 쟁취'라는 시대적 과제가 대학가를 넘어 6월 민주항쟁으로 전 국민에게 확산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결국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내었다. 그해 치러진 대선에서 민주화 운동 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정권 교체가 현실화되지는 못했지만, 국민이 주권자임 확인하는 위대한 승리임을 부인할 순 없다.

2010년 '아랍의 봄' 또한 마찬가지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만연해 있는 독재정권의 인권침해, 무능과 부패, 경기침체로 인한 실업자 증가로 곪아가던 그곳에 2010년 12월 18일 튀니지 노점상을 하는 한 청년의 분신은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촉발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후 튀니지, 이집트, 예멘은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으며 이라크, 쿠웨이트 모리타니, 오만, 수단, 시리아 등에서도 규모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는 말처럼 시대의 굴곡을 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을 늘 강요해왔다. 4·19 민주항쟁의 김주열 열사, 1987년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버린 숱한 민주열사의 죽음이 그렇다. 역사에 우연은 없다. 그것은 1987년 6월 항쟁, 30년이 지난 2017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절차적 민주주의는 실현되고 있다고 믿었던 최소한의 바람마저 외면당할 때 누군가는 분연히 떨쳐 일어섰다. 무관심과 냉담한 시선과 왜곡된 보도에 맞서 촛불을 든 사람들, 역사의 수레바퀴는 늘 시대의 요구와 바람에 자신을 던지므로 더 큰 꿈을 이루려는 위대한 선각자의 희생을 필요로 한다.

'적폐청산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용광로처럼 들끓던 광화문과 충북도청 앞에 군집한 시민의 뜨거운 함성과 역사의 주역으로 당당히 선 그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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