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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완

한국문화창작재단 이사장

옛날 애꾸눈 임금이 살았습니다. 그는 죽기 전에 멋진 초상화를 후손에게 남겨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국의 이름난 화가들을 초청해 자신의 모습을 그리게 했죠. 한 화가는 임금께 잘 보이려는 마음으로 애꾸눈 대신 두 눈을 모두 그려 넣었고, 성품이 우직한 어떤 화가는 애꾸눈 왕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 임금께 올렸지요. 이윽고 두 그림을 살펴보던 임금은 갑자기 화를 내며 그림들을 모두 던져버렸어요. 임금은 두 눈을 모두 그린 그림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아닌 거짓된 그림이라며 호통을 쳤고, 애꾸눈을 그대로 그린 초상화는 평생 마음속의 상처였던 모습이었던지라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니 속상해서 내쳤던 것이죠. 한참 동안 화를 안으로 삭이던 임금은 한 폭의 그림을 가슴에 안고 다가오는 한 화가를 발견했어요. 그가 조심스럽게 내민 그림을 펼쳐본 순간, 임금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죠. 애꾸눈 반대편, 성한 눈의 옆모습을 그려낸 초상화였던 거죠. 애써 감추지 않았지만, 그 또한 자신의 진실한 모습이었으니까요.

'삶과 죽음은 여일(如一)하니…'

지난 2009년 부엉이바위에서 생을 마감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유언 중 유독 가슴을 두드렸던 한 구절입니다. 삶과 죽음은 한 몸이라니요. 삶의 덧없음과 죽음에 대한 초연한 깨우침이 그대로 가슴으로 파고들었습니다. 그처럼 행복과 불행은 한 몸으로 우리의 삶에 깃들어 있는 거죠. 어떤 운명도 행복만 가득한 삶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행복한 삶이라는 의미 또한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거죠. 똑같은 상황에서도 지혜로운 화가는 애꾸눈 임금의 초상화를 그릴 때, 긍정적인 시선을 보았던 것이죠. 그렇다고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가 힘든 상황 중에서도 견디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이면에 존재하는 희망이 손짓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밤중에 병원 응급실을 가게 되면 치열한 삶의 현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갑작스런 복통으로 온 사람, 교통사고로 전신이 망가져 삶의 향방을 알 수 없는 환자, 갑자기 심장박동에 이상이 생겨 구급차를 타고 온 노인의 모습까지 실로 다양합니다. 응급실의 모든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침대 위쪽에 있는 바이탈 사인 모니터는 드라마의 배경음악처럼'쿵쿵'거리며 삶의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합니다. 그 모니터에 산 사람의 심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위아래로 리드미컬한 그래프의 신호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목숨이 다하면 오르락내리락 움직이던 그래프는 한 순간'삐~'하는 경고음과 함께 일자로 평행을 이룹니다. 더 이상 희로애락이 없는 무심한 세상으로 접어든 거죠. 따라서 굴곡 없는 평탄한 삶이란, 죽은 삶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삶에는 변화가 없을 수가 없는 것이죠.

노자는 도덕경을 통해 균형을 말합니다.

'세상은 상대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있음과 없음이 같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고 어렵고 쉬운 것이 같이 있어야 문제가 이루어진다. 길고 짧은 것이 같이 있어야 비교가 되고, 높고 낮음이 같이 있어야 경사가 생긴다. 앞과 뒤가 있어야 순서가 생긴다. 그러므로 슬픔 속에 행복이 있고, 좌절 속에 희망이 있는 것이다. 나의 눈에 보이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열린 눈으로 보고 묵묵히 행하라.'라고 말이죠. 노자는 닫힌 눈이 아닌, 열린 눈으로 세상을 보라고 일갈합니다. 지금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반대쪽에 분명히 존재하는 형상을 보라는 의미죠. 임금의 멀쩡한 눈 옆에는 아픈 애꾸눈이 반드시 존재하니까요.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하는 순간, 아련한 슬픔도 함께 오기 마련이죠. 이렇게 서로 대립점이 존재해야 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삶인 것입니다. 그 안에 절묘한 균형이 고개를 내밉니다.

지난해가 그러했듯이, 우리가 지나가야 할 2018년의 여정도 그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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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재민(主權在民) 지방분권시대 열자"

[충북일보] 정부가 올해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 분권 로드맵 실행에 착수한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1월 초 권역별 토론회를 마무리하고 수렴된 지역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 정리해 로드맵(안)을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으로 완성할 계획이다. 지방분권의 시작은 헌법 개정에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지방분권, 자치분권의 주체임에도 대통령 임기를 결정하는 권력구조 개편 개헌에 관심이 쏠려있다. 본보는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지역민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남기헌 충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남 교수는 대통령직속 중앙인사위원회 자체평가위원과 충북지방자치학회 회장, 충북행정학회,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지방자치에 기여해 왔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헌법개정 국민 투표가 예고돼 있다. 지방분권이 실현될 날이 머지않았다. 지방분권 개헌의 목적과 중요성은? -지방분권은 지방자치의 전제조건이다. 그간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는 지방의 특성을 살린 지방정부운용이라기 보다는, 중앙정치권의 지방통제수단으로 지방자치를 실시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에 불어 닥친 촛불 민심은 두 가지 방향에서 국가개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