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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2.21 15:50:32
  • 최종수정2017.12.21 15:50:32

김태동

단양도서관장

도서관은 도서, 문서, 기록물, 전자자료 등을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기관이다.

과거 도서관은 도서의 보관 장소로 출발하였으나 점차 개인의 소장 공간으로부터 공공도서관을 거쳐 이제는 문화공간으로서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공간도 이용하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UN 조사 결과 2015년 한국인 독서량은 192개국 중 166위로 하위권이고 연 1회 이상 공공도서관을 이용한 성인은 32%밖에 되지 않는다. 경제발전이 이룩한 물질적 문명과 달리 독서 수준은 매우 낮다. 이른바 문화지체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문체부가 발표한 2015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연령은 초등학생이다. 초등학생의 연간 독서량은 약 78권에 달한다. 그런데 중학생의 연간 독서량은 25권, 고등학생은 12권에 불과하다.

왜 나이에 비례해 독서량은 줄어드는 것일까·

이러한 현상은 초등학생에게 있어 책이란 것은 장난감과 같은 놀이의 매개체일 뿐, 골치 아픈 학습의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아이가 어릴 때는 독서를 권장하지만 입시가 가까울수록 독서환경을 만들어주기보다는 참고서나 문제집을 풀게 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능에 출제될 만한 고전이 아닌 이상, 일반교양서나 소설책을 읽는 수험생 자녀를 곱게 바라보는 학부모가 흔치 않은 이유다.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9권으로 한 달에 1권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책을 가까이 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적 환경에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는 책 읽는 사람을 부자연스럽게 인식한다. 선진국의 경우 책을 읽는 모습은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수영장, 거리의 벤치, 식당 등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주 당연하고 평범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독서를 고상한 것, 유별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역사적으로도 책은 권력자의 전유물이었고, 우리나라는 약 500년간 유교사상을 답습해왔기 때문에 책에 대한 권위가 지나치게 높은 것 같다. 어쩌면 수험생 때 학습된 책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나친 경쟁과 성과 위주의 업무 형태도 책을 읽기 어렵게 만드는데 한 몫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저녁 없는 삶을 살고 있고 격무에 시달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일하기도 바쁘고 지치기 때문에 즉흥적이고 직관적인 쾌락을 중시한다. 책을 읽기보다는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문화생활에 더 큰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한 번 굳어진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따금 웰빙 열풍이 불 듯 독서에 대한 관심이 잠깐 생길 때면 큰마음 먹고 책을 들어보지만, 머지않아 책꽂이 신세로 전락하고야 마는 것이다.

이러한 독서 환경 속에서 독서량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사회의 인식은 개인의 인식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한 여가일 뿐, 특별한 행동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책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 더불어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쓰는 우리의 인식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도서관의 존재가치는 개인의 문화적 성장에 달려있다. 문화를 향유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수단은 책이다. 출판이라는 형태로 보증된 활자만이 정확한 내용을 가지고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책 읽는 사회가 정착되어야 도서관도 활성화되고, 나아가 국가의 지적 인프라도 향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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