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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충주향교 유림 80여명은 지난달 28일 추로지향(鄒魯之鄕)이라 하는 안동지방으로 모현탐방(慕賢探訪)을 다녀왔다. 예천을 지나 안동시내를 통과하여 굽은 도로를 따라 도산서원 주차장에 내렸다. 도보로 약 100여 미터 쯤에 전서(篆書)로 새겨진 추로지향비(鄒魯之鄕碑)가 보였다. 예로부터 예안(禮安)과 안동을 추로지향이라 일컬은 것은 멀리 중국의 공자와 맹자가 살고 있던 노(魯)와 추(鄒) 두 나라에 비(比)한 것이며 이 말은 성인(聖人)이 살고 있던 고장이란 뜻이다. 공자 77대종손 공덕성 박사가 도산서원을 방문했을 때 "경신년 12월 8일 삼가 도산서원에 나아가 퇴계 선생 신위에 배알(拜謁)하고 강당에 올라 끼치신 원규(院規)를 읽고 흠모하는 마음 더욱 간절하여 이를 돌에 새겨 기록하다. 곡부 공덕성은 쓰다."라고 적혀 있다. 안동을'정신문화의 수도'라는 별칭을 이 비석에서 착안하였다고 한다. 공덕성 박사는 태어나 100일 만에 연성공(衍聖公)으로 봉해졌다고 한다. 필자는 도산서원을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기는 처음이다. 생전에 제자들을 가르쳤던 서당에 들어서니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느낄 수 있었다.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도 어린 시절 이 서당에서 공부를 하였다고 한다. 서당앞쪽에 자리한 작은 연못에 꽃 중의 군자라는 연꽃을 심어 정우당(淨友塘)이라 하였는데, 연꽃은 진흙탕에 살면서도 몸을 더럽히지 아니하고, 속은 비고 줄기는 곧아 남을 의지하지 않으며, 향기는 멀수록 맑다. 라는 깊은 의미가 있다고 한다. 제자들이 공부(工夫)하던 기숙사였던 농운정사(隴雲精舍)는 공(工)자 모양으로 지었다고 한다. 광명실(光明室)은 책을 보관하는 서고(書庫)로 습해(濕害)를 방지하기 위해 양편에 누각으로 지었다. 동·서재(西齋)유생들이 거처하며 공부하던 건물로 동편을 박약재(博約齋)서편을 홍의재(弘毅齋)라 하였다고 한다. 서원의 중심이 되는 전교당(典敎堂)은 스승과 제자가 함께 모여 강론하던 곳이다. 서원에서 찍어낸 책의 목판본을 보관하던 장판각(藏板閣)을 보고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상덕사(尙德祠)에 배알하고 성학십도를 비롯한 유물전시관을 관람하였다. 70여회나 벼슬을 사양하고 학문연구, 인격도야, 후진양성에 힘썼으며 성리학을 집대성하신 만대의 정신적사표가 되신 퇴계의 사상과 위업을 관람하고 하회마을로 향했다. 하회장터식당에서 안동찜닭으로 점심을 먹었다.

2010년 8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위 표지석을 지나 종합안내소 앞에서 해설사의 관람안내를 들었다. 하회탈로 유명한 민속마을길을 따라 하동고택을 지나 골목길로 들어가 삼신당 신목(수령 600여년 된 느티나무)은 마을의 정중앙에 위치하여 아기를 점지해 주고 출산과 성장을 돕는 신목(神木)에 소원을 비는 글을 적은 흰 종이가 여러 줄에 꽂혀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15세기경에 최초로 지었다는 양진당(養眞堂)은 풍산 류씨 대종택 인데"입암고택(立巖古宅)"이란 현판글씨가 눈길을 끌었다. 서애 유성룡 선생의 종택인 충효당은 평생을 청백하게 지내 삼간초옥에서 별세한 후 문하생과 지역민이 유덕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하였다고 한다. 뒤편에 선생의 유품을 전시한 영모각을 둘러보고 하회(河回)둑방길을 따라 걸었다. 솔밭을 지나 건너편 부용대를 바라보니 봄에 다녀간 겸암정사, 화천서원, 징비록을 지었다는 옥연정사가 어렴풋이 보였다. 일정이 늦어져 병산서원을 들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유림으로서 유익한 모현탐방 길이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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