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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준

청주시 서원구 세무과 주무관

약 두 달 전 친구들과 대마도 여행을 앞두고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해 경찰서를 방문한 적이 있다. 국제운전면허증 발급 시 필요한 신청서를 작성하는데 무엇을 어디부터 채워 넣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안내문을 참고해 겨우 작성한 후 신청서를 제출해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았다. 하지만 아무런 설명이 없어 주의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내가 들었던 대답은 "면허증 안에 주의점 있으니 확인하세요"라는 게 다였다. 순간적으로 '대답해주는 건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조금 약속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나도 민원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으로서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후 우연한 기회로 청주365민원콜센터 체험교육에 참석하게 됐다. 강사님께서 민원인의 화나는 대부분의 원인은 공무원의 업무처리 미숙이 아닌 민원인에 대한 이해 부족과 공감하려 하지 않는 자세에서 나오는 불친절한 응대라고 말씀하셨다.

집에 와서 나는 민원인을 응대하면서 설명하기 귀찮아 한 적은 없었는지, 친절히 대하지 않았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생각해보니 애초부터 짜증을 내면서 오신 민원인들에게는 친절하게 대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에 뉴스를 보면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이해하려는 마음이 부족한 것 같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의 다툼, 그리고 도로 위에서 일어나는 보복운전 등이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하지 않아 일어나는 대표적인 일들이다.

지난 11월 15일 대입수능시험을 하루 앞두고 포항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그 이후 '수능 당일에 지진나면 수험생들 어쩌나' 하는 말들이 나왔고 몇 시간 뒤 정부는 수험생들의 안전과 시험의 공정성을 위해 수능연기 결정을 하였다. 수험생들과 그 학부모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을 것이다. 물론 어떤 수험생들에게는 일주일이라는 기회의 시간이 주어진 것일 테고 또 다른 수험생들에게는 일주일이라는 고통의 시간이 더 늘어난 일이었을 것이다.

얼마 뒤 수능연기 속보 이후 후속 기사들이 속속히 등장했고 기사에 달린 댓글의 내용은 '수능연기결정 잘했다',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다'와 같은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밑에 몇몇 댓글들은 '포항 때문에 왜 우리까지 수능연기를 해 피해를 보느냐' 등등의 포항에서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과 그 학부모들이 상처받을 만한 내용들도 있었다. 그 후 뉴스에서 포항 수험생들을 인터뷰한 소식을 보면 실제로 상처를 받은 수험생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나도 가끔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보다는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행동들을 하곤 하는데 위와 같은 뉴스와 기사를 보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상대방에 대해 배려와 이해가 부족한 삶을 사는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 우리 사회에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제부터라도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우선이 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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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