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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영동산골오징어 조업중단 위기

"이대로 가다가는 공장 문 닫을 판"
오징어 흉년에 생오징어 값 4배 급등
소비 급감에 운영 어려워 건조실 '텅텅'
"전국 오징어 가공업체도 줄도산 우려"

  • 웹출고시간2017.12.03 20:24:18
  • 최종수정2017.12.03 20:24:18

생오징어 값이 치솟으면서 열흘째 조업을 중단한 영동산골오징어 박영현 대표가 텅텅빈 건조장을 살피고 있다.

ⓒ 손근방기자
[충북일보=영동] "오징어가 이렇게 안 집힐 수가 있습니까. 이대로 가다간 공장문을 닫아야 할 형편입니다."

바다없는 영동에서 국내 유일의 산골오징어 건조업을 하는 박영현(62) 대표가 어획량 감소로 생오징어 값이 치솟으면서 타산이 맞지 않아

조업중단 위기를 맞자 이처럼 하소연을 했다.

29년째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에서 말린 오징어를 생산하는 영동산골오징어(주) 박 대표는 최근 조업시간을 반으로 줄였다.

28명이던 직원도 16명으로 40% 넘게 감원했다

이곳 오징어는 지하 청정 암반수와 청량한 산골 바람에 말려 육질이 부드럽고 짠맛이 덜한 게 특징이다.

담백한 맛이 널리 알려지면서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까지 수출된다.

그러나 2년 전부터 국내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생오징어 확보에 문제가 생겨 값이 4배 이상 치솟아 공장운영이 어렵게 됐다.

생오징어 값이 치솟으면서 열흘째 조업을 중단한 영동산골오징어 작업장이 텅텅비었다.

ⓒ 손근방기자
이 때문에 10일째 공장가동을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업체는 주로 남대서양에서 잡은 생오징어를 들여와 건조하고 있으며 연근해산에 비해 씨알이 굵고 살집도 두터워 건조작업에 적합하다.

이 오징어는 부산항을 통해 반입되는 데, 2년 전만해도 1상자(18㎏)에 2만5천∼3만5천원이면 골라잡을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6만∼7만원 대로 값이 급등하더니 지금은 12만원선을 훌쩍 넘어섰다.

국내 오징어 어획량이 줄면서 원양산까지 덩달아 가격이 치솟은 것이다.

이곳에서는 냉동 상태로 들어온 생오징어를 건조하기 전 청정 지하수로 세척하고 내장 등을 제거한다.

이 과정에서 바닷물의 염분이 빠져나가 담백한 맛을 내게 된다.

예전에는 산속에 설치된 덕장에서 4∼5일씩 건조 과정을 거치기도 했으나, 지금은 자체 개발한 건조실을 주로 이용한다.

공장 안에는 1평(3.3㎡) 남짓한 건조실 24곳이 갖춰져 있다.

전성기 때 이곳에서는 하루 1만3천마리의 생오징어가 '건 오징어'·'찜 오징어'·'누른 오징어' 형태로 가공됐다.

수출이 호조를 띠면서 2016년에는 매출액 28억7천만원을 찍기도 했다.

그러나 생오징어가 귀해진 뒤로는 한 달 절반만 작업을 한다. 그나마 올해 초 남대서양산 오징어 360t을 확보해 뒀에 가능하다.

박 대표는 "생오징어 가격이 폭등하면서 가공 오징어도 1년 새 2배 가까이 올라 소비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당분간 공장 가동을 멈추고 싶지만, 거래처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조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과 같은 상태가 더 이어지면 전국의 오징어 가공업체가 줄도산하게 될 것"이라며 "건조시설이 돌아가지 않는 날이 점차 늘어 우리도 언제까지 버틸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오징어 어획량은 2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8천300t 보다 29.3%가 줄었다.

영동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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