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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1.23 14:07:19
  • 최종수정2017.11.23 19:32:58

임현규

와칭인사이트 대표

현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인가에 대해 정치권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갑론을박하고 있다.
적폐청산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지난 겨울 차고 매서운 바람에도 많은 국민들은 지난 정권의 적폐를 처단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촛불로 나타내 박근혜 정부를 탄핵하고 새로운 정부를 만들었다. 그리고 국민은 문재인 정부를 선택했다. 지난 정권들의 각종 구조적 문제들을 밝혀내고 대안을 제시하고 다시는 이 땅에 적폐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열망하며 그 뜻을 계승해주리라는 희망에서다.

마침 이런 혼돈과 혼란의 상황에서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에 대해 국민들은 어떤 생각인지에 대해 조사한 여론조사가 있어 관심이 간다. 지난 16일 참여연대와 여론조사기관인 우리리서치(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 창'이 공동으로 촛불시민혁명 1주년에 전국 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자동전화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해 '불법 행위에 대한 당연한 처벌이다'는 응답이 67.5%로 '과거 정권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다'는 응답은 25.7%로 조사됐다고 한다. 일견 이 결과만을 단순히 본다면 현재의 적폐청산은 당연한 것이며 소위 이전 적폐세력으로 정의되는 일부만이 정치적 보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필자는 현재 소위 적폐청산을 시대적 사명으로 보는 일부 잘못된 의식이 여론조사 질문문항에서 극명하게 나타난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질문은 문재인 정부의 모든 활동이 적폐청산이라는 정당성을 부여하고 이에 대해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를 응답자에게 묻고 있는 듯하다. 문장의 문맥상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은 불법행위에 대한 당연한 처벌이다."로 귀결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작금의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이냐에 대한 논쟁을 고민하다 보면 과거 중국의 문화혁명 때 소위 적폐세력으로 시장회생파를 공격하고 죽이려고 몰아간 마오쩌둥파의 홍위병을 떠올리게 된다. 홍위병은 대부분 중학생에서 대학생 사이의 젊은이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마오쩌둥과 그의 이념을 종교적으로 숭배하며 1966년과 1968년 사이에 무리를 지어다니며 마오의 정적이나 '구시대적', '부르주아적'이라고 간주된 모든 것에 폭력을 행사하거나 철저히 파괴하는 급진성을 보였다. 그들에게 마오쩌둥의 사상과 이념은 곧 진리이며 이에 반하는 모든 것은 적폐이며 타도돼야할 대상이었다.

혹시 현재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과거 홍위병들처럼 자신들의 이념을 맹신하고 나아가 수단을 정당화해 반대파를 모두 제거하는 정치적 보복을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요구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다.

촛불의 시대적 요구는 단호한 것이었다. 이게 나라인가라는 근본적 회의와 자괴감을 또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국민적 열망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늘 강조하는 사람이 먼저인 정부, 국가를 국민들은 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치적 사회적으로 잘못된 관행, 구조적 잘못을 찾아내어 이를 만든 사람이나 이를 악용해 사리사욕을 채운 개개인은 벌주는 게 당연한 적폐청산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 마오쩌뚱이 본인의 권력을 위해 홍위병을 동원해 반대파를 제거했듯이 각종 권력기관과 정치인의 하수인들은 그 하나하나를 밝혀내어 응분의 죄과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위 설문에 나와 있듯이 목적을 빙자해 모든 행위, 즉 수단을 목적과 동일시해 찬성, 반대를 혼란스럽게 강요하는 중국의 문화혁명과 같은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뿐만 아니라 과거 정권에서 온갖 홍위병 역할을 마다하지 않으며 국민을 기만하고 이용했던 적폐세력들이 이제는 마치 정치보복을 당하는 약자인척 다시 국민을 기만하는 상황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겨울의 촛불은 어떤 한 개인이나 세력을 처단하고 다른 세력에게 권력을 전해주기 위한 국민의 혁명이 아니었다. 다시는 이게 나라인가라는 자괴감을 우리 자식들 나아가 후대에게 부끄럽지 않게 물려주고 싶은 극단의 국민운동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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