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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에 희망 입히는 청년 예술가

희망 담은 옻칠작품 충북대병원에 전시
인간관계의 상처 치유하고자 작품제작
'자개' 소재 튀지 않으면서 편안함 전달

  • 웹출고시간2017.11.12 20:03:17
  • 최종수정2017.11.13 08:48:41
[충북일보] 모든 공간에는 저마다의 색이 있다. 환자의 아픔과 상처를 품은 병원의 색은 잿빛과 가깝다.

어느 날 병원 복도 한편엔 '희망'이란 이름의 푸른 동산이 걸렸다.

충북대학교병원 상생갤러리에 전시된 청주 출신 옻칠예술가 김로이(35)씨의 작품이었다.

김 작가는 지난 1월부터 환자들의 심미적 치유를 위해 병원이 마련한 문화전시갤러리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첫 전시 제안을 받았을 땐 사실 걱정이 앞선 그였다. 애써 만든 작품의 파손과 훼손을 우려해서다.
이번에 전시된 김 작가의 옻칠작품 3점은 작가의 피와 땀이 서린 '장인의 산물'이다.

옻칠공예 특성상 제작과정 전반에 걸쳐 옛 전통기법을 사용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한다.

우선 작품의 바탕이 되는 나무판 위에 옻나무에서 얻은 천연 도료를 3~5회 칠하고 그 위에 삼베나 가제천을 감싼다.

이후 칠을 다시 하고 토분을 섞어 면을 평평하게 맞추는 작업을 반복한다. 밑 작업이 완성된 판에 그림을 그리고 조개껍데기, 오리 알, 자개를 박아 넣어 완성한다.

김 작가의 노력과 정성은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평소 소식이 없던 지인에게서도 연락이 왔다. 작품이 좋다며 가격을 묻는 환자들도 더러 있었다.

자연과 식물을 소재로 '희망', '부드러운 칸타타', '부케' 등 무겁지 않게 표현된 작품 주제도 한몫 했다. 그 이면에는 작가의 고뇌와 갈등이 숨어있다.

"인간관계에서 겪는 아픔, 상처가 가장 힘들었어요. 그럴 때마다 자연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었죠.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잖아요. 저만의 탈출구 같은 곳이죠."

그가 얻은 위로는 작품에 자연스레 투영됐다.

전체적으로 튀지 않으면서도 군데군데 박힌 자개들은 작품의 색감을 살려냈다. 색감은 작품의 우아함을 높여 편안한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충북대병원 갤러리에 작품이 걸린 지도 벌써 1년을 앞두고 있다.

김 작가 스스로도 1년 전보다 많이 달라진 듯했다.

그동안 사람에게 받은 아픔을 벗어나고자 작품에 몰두했다면 앞으로는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통해 새 작품세계를 만들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었다.

"병원을 오가며 작품을 볼 때마다 이곳에 전시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재능이 지치고 힘든 환자들에게 작은 보탬이 된 것 같아 좋고요. 언젠가 제 작품이 이 병원을 떠날 때에는 '옻칠'을 통해 환자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했던 작가로 기억되고 싶네요."

가만히 작품을 바라보던 김 작가는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짙게 깔린 병원의 잿빛이 어느새 옅어지고 있었다.

/ 강병조기자 dkrm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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