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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0.16 16:53:40
  • 최종수정2017.10.16 16:53:40
[충북일보] 사립대학은 주인 있는 기업과 다르다. 설립자 개인은 재산을 출연했어도 법적으로 주인이 될 수 없다. 대학의 소유자는 학교법인이다. 학교법인의 양식에 따라 설립자의 교육이념도 생사를 거듭한다.

*** 불법과 편법이 있어선 안 돼

학교법인은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야 한다. 그래서 교직원의 사학연금과 건강보험 등 법정부담금을 대학에 지급해야 한다. 다시 말해 대학이 아닌 학교법인이 해야 하는 의무다.

그런데 학교법인 법정부담금이 또 문제가 되고 있다.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 등록금에서 불법 지급은 예삿일이 됐다. 이미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엔 교육부의 직무유기가 불법을 더욱 조장하고 있다.

전국의 대다수 학교법인들이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학교법인이 법정부담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할 수 없을 경우 그 부족액을 학교에서 부담할 수 있다'는 단서 규정이 있다.

교육부는 2012년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을 개정했다. 그리고 법정부담금의 부족액을 학교가 부담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교육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하지만 법정부담금 불법대납 사례는 줄지 않았다.

이 규정은 되레 사립학교법인에 면죄부를 줬다. 부담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도 대학에 전가하는 빌미를 줬다. 지금까지 관행처럼 이어져 오고 있다. 결국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비정상의 악순환인 셈이다.

충북도내 학교법인 상황도 마찬가지다. 재정여력이 있음에도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청석학원과 서원학원 2곳의 사학연금 법정부담금은 10% 미만이다. 올해 국정감사를 맞아 국회가 발간한 '4년제 사립대학 2016년 결산분석 보고서'를 보면 그렇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주대 교직원 사학연금은 총 38억 원이다. 청석학원 학교법인은 이중 0.4%에 해당하는 1천500만원만 부담했다. 서원학원은 그나마 좀 낫다. 교직원 사학연금 21억 원 중 9.9%인 2억 원을 부담금으로 내놨다.

사학연금 법정부담금은 사용자인 법인이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법인이 부담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학생 등록금이 주 수입원인 학교의 교비에서 낼 수 있다. 2012년부터 교육부 승인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 승인제도가 문제를 키웠다. 최근 3년간 위반 대학에 벌칙이나 과태료를 처분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 교육부의 이런 조치는 학교법인에 편법을 부추겼다. 또 다시 대학교비에서 사학연금 법정부담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가 2016년 교비 대납을 승인한 대학은 모두 92 곳이다. 이중 28곳이 과거 승인 제도를 위반한 법인이다. 전체 승인 대학의 34.8%에 달한다. 이들이 교비로 대납한 사학연금 법정부담금만 101억 원이다.

학교법인의 불법과 편법이 계속돼선 안 된다. 학교법인은 이제 수익창출 모델을 찾아내 학교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그 일에 능숙해야 한다.

*** 합리적 견제와 감시 있어야

교육부로 향하는 '뒷북 행정'과 '부실 승인'이라는 비판은 당연한 결과다. 교육부가 승인 단서 조항을 단 게 학교법인의 편법을 부추기는 제도적 장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답은 하나다. 전향적인 제도개선이다. 그러기 위해 우선 사전 승인제도를 없애야 한다. 다음으로 학교법인이 의무적으로 법정부담금을 전액 부담토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학교법인이 법정부담금을 부담하는 건 의무다.

물론 학교법인마다 사정과 여건은 다르다. 하지만 법정부담금마저 낼 수 없다면 존재이유가 없다. 자칫 설립자나 새로운 '주인'의 재산출연과 육영정신을 욕되게 할 수 있다. 학교법인의 부적절성이 용인돼선 안 되는 까닭은 여기에도 있다.

교육부는 제도개선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개혁이 제대로 성공하지 못한 이유도 함께 되돌아봐야 한다. 제도개선은 감행하고 감수하는 행위다. 합리적 견제와 감시 없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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