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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0.10 14:31:49
  • 최종수정2017.10.10 14:31:49
[충북일보] 무려 14년 전의 일이다. 충주 주재기자 시절, 한 여교사의 제보는 충격적이었다. 아픈 아이를 차에 태워 병원 앞에 도착했다. 아이를 차량에 두고 병원 접수를 마친 엄마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도로변에 정차한 차량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물론, 차량 뒷좌석에 있던 아이도 보이지 않았다. 임시 정차했던 장소 주변에 '견인 통보서'만 남아 있을 뿐 이었다.

후미진 장소에 개짓는 소리까지

당시 충주시청 교통관련 부서는 도로변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를 확인하지 않고 차량을 견인했다. 견인된 차량은 충주시내 외곽 지역의 공터로 이동했다.

몸이 아파 뒷좌석에 누워 있었던 아이는 앞좌석 뒤 좁은 공간에 떨어져 울고 있었다. 후미진 공터에서는 사람만한 개가 짓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른들도 무서워할 수 있을 정도의 공포였다.

여교사는 시청을 상대로 싸웠다. 시장의 사과도 요구했다. 지방지에 이어 중앙지까지 이 문제를 다뤘고, 급기야 여성가족부의 조사도 이뤄졌다.

언론은 충주시청의 과오만 부각시켰다.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도 아이를 차량이 두고 내린 여교사의 행동에 대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머릿속에서 오랫동안 정리되지 않았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잠시 차에서 내려 물건을 사거나 아이가 들으면 곤란한 통화를 할 때, 어떤 사람은 담배를 피울 때 잠시 차량에서 내린다.

대부분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심지어 5분 이상 자리를 비울 때에는 차량 문을 걸어두기도 한다. 순간 차량 내부에 있는 아이는 자신이 갇히고 있다는 불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흔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또는 졸음운전 방지용 쉼터에서, 그리고 시내 주요도로 주변에서 깜박이 켜고 주차가 아닌 정차를 하는 차량이 적지 않다.

어떤 사람은 아이들에게 휴대폰을 주고 동영상을 보면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차량에 두고 내릴 때에는 반드시 아이의 눈에 부모가 보이도록 해야 한다. 창문으로 아이를 바라보면서 아이가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난 2일(현지시간) 30대 법조인 부부가 미국령인 괌의 한 마트 주차장에 주차된 차에 6살과 1살 된 자녀를 남겨두고 쇼핑을 하다가 주민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법원은 이들에게 경범죄에 해당하는 '차량에 아동 방치' 혐의를 적용 벌금형을 선고했다. 다만, 법조인 부부는 국내에서 처벌은 물론 내부 징계조차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45분 간 아이들을 차량에 방치했다는 외신 보도와 달리, 이들은 실제 자리를 비운 시간이 짧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문제는 법조인 부부에 대한 신상 털기 또는 처벌의 유무가 쟁점이 아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차량 내 아이 방치와 관련된 우리 사회의 일관된 원칙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법률보다 의식전환이 더 중요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이 10일 운전자 및 동승자가 차량에서 벗어날 때 미취학 아동을 차량 내 방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늦은 감은 있지만, 손 의원의 이번 개정안은 서둘러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그래서 더 이상 아빠와 엄마가 자리를 비운 차량에 아이 혼자 남아 불안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법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른들의 생각이다. 이제 법률 개정과 어른들의 의식전환을 통해 차량 내 아이방치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불안을 먹고 자란 아이는 세상의 모든 것을 두려워할 수 있다. 특히 이 아이가 어른이 되면 또 다시 엄마·아빠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엄마와 아빠의 행동은 삶의 거울이다. 아이들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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