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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0.09 16:15:22
  • 최종수정2017.10.09 16:53:38
[충북일보] 북핵 해결에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최악의 정책'과 '더 나쁜 정책'만 있다. 북한에 대한 예방적 군사공격은 쉽지 않다. 핵보유 용인은 더 어렵다. 한반도에 긴장감만 고조된다.

*** 준비 부족은 비극을 부른다

영화 '남한산성'을 보며 놀란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탁월한 연기 때문이 아니다. 조선의 임금이 당한 능욕 때문도 아니다. 남한산성에 날아든 대포의 위력 때문이다.

영화에서 청의 홍타이지는 남한산성 내 행궁이 내려 보이는 곳에서 홍이포를 발사했다. 성벽이 파괴되고 임금의 처소까지 부서졌다. 인조는 결국 닷새 후 홍타이지에게 '삼배구고두의 예'를 취했다.

남한산성은 천혜의 요새다. 성곽에 서면 한양 도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준비만 제대로 하면 어느 누구도 무너트리기 어려운 구조다. 그런데 제대로 된 방어 준비를 하지 못했다. 황급하다 보니 모든 면에서 소홀했다.

무엇보다 충분한 군사와 군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최대 45일 버틸 수 있는 정도였다. 당시 남한산성 내 조선군은 1만2천에서 1만8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시간은 점점 흘러 조선군은 혹독한 추위에 지쳐갔다. 사기는 최악이었다.

이즈음 청군의 홍이포가 성벽과 가옥을 박살내기 시작했다. 군사들은 점점 더 혼비백산했다. 임금과 신하들조차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홍이포 자체가 그대로 공포가 됐다. 남한산성 하나를 통째로 무너트린 셈이었다.

청은 한 번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성공했다. 후금(청의 전신) 시절 누르하치는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명나라 영원성을 공격했다. 당연히 베이징 공략의 관문을 무너트리기 위해서였다. 당시 영원성의 병력은 1만에 불과했다.

그러나 명나라 홍이포의 위력을 뚫지 못하고 패퇴했다. 누르하치의 첫 패배였다. 그를 죽음으로 내몬 원인이 됐다. 이후 후금은 홍이포 자체 제작에 몰두했다. 물론 명에서 귀순한 화포 기술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후금은 끝내 명을 무너트리고 청을 건국했다. 만일 청이 홍이포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사정은 달랐을 것이다. 남한산성도 쉽게 함락되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청은 만주에 한정된 변방 오랑캐정권에 머물렀을 지도 모른다.

영화는 1636년 병자호란 당시를 다룬다. 정확히 청군의 침입으로 조선 조정이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던 47일 동안 일어났던 일이다. 조선은 단 한 번의 제대로 된 저항도 하지 못했다. 국토는 무참히 유린됐다.

영화에서 두 신하는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를 놓고 논쟁한다. 오로지 양자택일만을 주장한다. 제3의 길은 없었다. 둘 다 맞고 둘 다 틀릴 수 있다. 상황 논리를 어떻게 적용하는 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죽어서 산다'는 건 목숨을 버리더라도 명분을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살아서 죽는다'는 건 목숨은 지키되 치욕을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군사적 준비가 완성되면 논쟁할 일도 없다.

*** 준비만큼 무서운 병기 없다

병자호란의 비극은 조선 지도자들의 안보불감증에서 비롯됐다. 준비 부족이 낳은 참혹한 결과였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고도 깨닫지 못한 우매함 때문이다.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은 교만함 때문이다.

병자호란 당시 적이 압록강을 넘어왔을 때 비상봉화는 타올랐다. 하지만 "설마"하는 안이함이 화를 불렀다. 역사는 반복된다. 북한의 핵무기가 서울을 향하고 있다. 그런데 두려워하는 위정자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

누르하치가 영원에서 패한 원인은 여러 가지다. 그중 결정적 요인은 교만이었다. 적을 경시했기 때문이다. 만만한 적은 없다. 특히 북한은 핵 보유를 주장하고 있다. 이보다 더한 위협은 없다. 철저한 방어 준비를 해야 한다.

북한은 북한식으로 나름의 준비를 했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북한의 준비를 방관한 것 외엔 별로 없다. 이제라도 준비해야 한다. 철저한 준비보다 무서운 병기는 없다. 나라를 위한 행동이 뭔지 곱씹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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