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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을 시간에 택배 하나라도 더"

추석 앞두고 배송전쟁 시작… 평소 대비 물량 2배
배송건당 수수료 800원 남짓 '하루 평균 16만원'
"힘들지만 땀 흘린만큼 월급 받는 정직한 직업"

  • 웹출고시간2017.09.26 20:49:03
  • 최종수정2017.09.26 20:49:03

26일 청주시 흥덕구에 위치한 택배회사 물류센터에서 택배기사들이 자신의 배송지의 택배들을 분류하고 있다.

ⓒ 조성현기자
[충북일보] 오전 5시, 알람 소리와 함께 눈을 뜬다.

눈을 뜬 A(29·흥덕구 오송읍)씨는 화장실로 향해 고양이 세수를 하고 서둘러 탑차에 시동을 켰다.

그는 택배기사다. 그리고 그의 차는 택배차다.

추석을 앞두고 A씨의 기상 시간은 1~2시간 빨라졌다. 그래도 쏟아지는 물량을 처리하기엔 벅차기만 하다.

이른 아침부터 그가 향하는 곳은 청주시 흥덕구에 위치한 택배물류센터.

A씨는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배송 전쟁이 시작됐다고 한다.

평소보다 2배는 많아진 물량을 분류하기 시작하면 허리 한 번 펼 시간이 없다.

그가 맡은 구역은 용암동으로 이날 배송해야 할 택배는 360여 개에 달했다.

26일 택배기사인 A씨가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도착해 배송할 택배를 분류하고 있다.

ⓒ 조성현기자
A씨는 "평소 같으면 11시쯤엔 물류센터에서 나와 배송을 시작하는데 추석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지 물량이 많다"며 "오후나 돼서야 배송을 시작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A씨의 말 대로 그가 물류센터를 나와 배송을 시작한 건 오후 1시 30분.

물류센터에서 7시간 30분 동안 택배물량을 나누고 탑차를 몰고 배송지역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끼니를 때울 겨룰도 없다.

그는 "밥 먹을 시간에 택배를 하나 더 돌리는 게 이득"이라며 "가끔 배가 너무 고플 때는 편의점에서 빵이나 삼각김밥 등으로 끼니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택배기사들은 대부분 용역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물건 하나를 배송하면 그 수수료를 월급으로 계산해서 받는다.

그가 택배 하나를 배송해서 받는 수수료는 800원이다. 하루 평균 16만 원 정도다.

26일 택배기사인 A씨가 택배 배송에 한창이다.

ⓒ 조성현기자
A씨는 배송지인 용암동에 도착하자 탑차에서 내렸다. 트럭 문을 열고 물품을 꺼내 뛰어가면서 택배를 받아야 할 사람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이 능숙했다.

그는 "한 번에 전화를 받아주시면 정말 감사하다"며 "전화를 받지 않으면 경비실에 택배를 맡겨놓는데, 경비실에 많이 맡겨놓으면 경비 아저씨들도 부담스러워해서 죄송스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배송 중에는 쉴 틈이 없다. A씨는 배달하는 시간 외에는 계속 전화를 걸어 고객이 집에 있는지 확인했다. 아파트 1~2동 배송을 마치고 잠시 목을 축인다. 담배를 태우는 3~4분이 유일한 쉬는 시간이다.

A씨는 "택배를 하면 이곳저곳으로 물건을 배송해야 돼서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전화를 받지 않아 경비실에 맡겨놓았는데 왜 말도 없이 경비실에 맡겨놓았냐고 화내는 고객들을 만날 때면 정신적으로 지치기도 한다"며 "그래도 배송 중에 고생한다며 음료수 하나, 자판기 커피 하나 건내주시는 분들을 만나면 그나마 지친 몸과 마음이 조금은 위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택배는 일정한 수입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땀 흘리고, 뛰어다닌 만큼 월급을 받는다"며 "어떻게 보면 택배만큼 정직한 직업이 없는 거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 조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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