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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1년 '미완(未完)의 법률'-①실효성 의문 여전

공직자 청렴 문화 확산·상인들은 시름 '엇갈린 명암'
권익위 위반 신고 접수 393건
부정청탁 근절 분위기 정착
유통·외식업계는 '매출 뚝'
사립학교 교직원·언론인도 적용
민간영역 포함 논란 여전
이 총리 "보완 사항 등 검토 필요"

  • 웹출고시간2017.09.20 21:03:38
  • 최종수정2017.09.20 21:03:38

편집자

우리사회에는 갑(甲)과 을(乙)의 관계가 존재한다. 갑은 우월한 위치다. 그만큼 을은 갑의 횡포 아닌 횡포에 시달리기도 했다. 분야를 망라한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였다. 이런 폐해를 근절하고자 마련된 제도적 장치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다. 오는 28일이면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꼭 1년이 된다. 시행 초기부터 공존했던 부정적인 시각과 긍정적인 시각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법 개정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본보는 김영란법 시행 1년을 맞아 사회의 변화상과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조명해 본다.
[충북일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우리에겐 '김영란법'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김영란법은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청산한다는 취지로 제정돼 지난해 9월 28일 본격 시행됐다.

김영란법 시행 1년이 지난 현재 사회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그에 따른 평가는 엇갈린다.

투명한 공직문화가 정착하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서민 경제가 위축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김영란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사회 각계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해소하는 게 시급해 보인다.

◇공직문화 청렴 향상 발판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28일부터 지난 14일까지 1년 동안 권익위에 접수된 김영란법 위반 신고 건수는 393건이다.

금품 등 수수가 20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부정청탁 172건, 외부 강의 등 기타 19건이었다.

김영란법 시행 6개월 동안 전국 2만3천여 개의 공공기관에 접수된 신고 건수도 무려 2천311건에 달한다.

금품 수수 신고 412건 가운데 공직자들의 금품 반환·자진 신고가 62%에 해당하는 255건이나 됐다.

금품 수수와 부정청탁 근절이라는 김영란법 도입 취지가 공직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정착돼 가는 분위기다.

법 시행 1년을 앞두고 첫 형사처벌 사례도 나왔다.

한국도로공사 한 고위직이 지난해 10월 업체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아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섰고, 지난 17일 벌금형이 확정됐다.

◇서민경제 위축 부작용

김영란법의 제안자는 국민권익위원장을 역임한 김영란 서강대 법률전문대학원 석좌교수다.

김 교수는 법 시행 직후 가진 한 대담 자리에서 "이 법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공무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행동강령을 법으로 끌어올려 공적 업무자들이 규범을 형식적이 아닌 내면화를 해 정착될 수 있도록 하자는 목적도 있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었다.

당시 그의 전망과 같이 현재 공직문화는 김영란법에 상당부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

가장 큰 후유증은 서민경제에서 나타났다.

농축산물 소비 위축이 심화됐고, 유통업·외식업·화훼업계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농식품 분야 영향과 정책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이후 맞은 첫 명절인 지난 설 전후로 농축산물 선물세트 판매실적(주요 백화점·대형마트 기준)이 전년보다 14.4%가 감소했다.

국내산 농축산물 설 선물세트 판매액은 지난해 설보다 25.8%나 줄었다.

한정식, 육류구이(한우 등)집, 일식·해산물전문 식당의 매출도 각각 18%, 9.1%, 6.5% 가량 떨어졌다.

화훼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도매의 경우 지난해 9월 말부터 올해 8월 말까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의 전체 화훼류 거래 물량이 전년 동기보다 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 금액은 6.1%가 줄었다.

소매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화원협회 1천200여 곳의 거래 금액이 1년 전보다 27.5% 감소했다.

◇민간영역 포함 '혼선' 부채질

김영란법 대상자에 민간영역이 포함된데 따른 사회적 혼란이 여전하다.

김영란 교수의 제안대로라면 이 법의 취지와 목적은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근절이다.

하지만 법 대상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

이에 김 교수 역시 "사립학교나 언론을 그렇게 (규제)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라며 "입법 취지를 생각하면서 무엇을 위해 법을 만들었는지 생각하며 보완해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직무관련 금품수수를 제한하는 법"이라며 "공직자가 아닌 사람은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 김영란법에 대한 종합 검토 의지로 피력했다.

이 총리는 "정부는 청탁금지법 시행이 공직 투명화 등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완해야 할 사항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민간영역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 심지어 사보 발행 기관도 김영란법에 적용을 받는다.

이들을 김영란법에 포함시키는 게 민간영역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시각과 민간영역에서도 부정부패 개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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