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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텔레비전 화면에 개그맨 정재환과 아나운서 조윤경이 나와 재미있는 낱말풀이를 합니다. '개밥에 도토리'가 주제군요. 둘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낱말의 유래를 밝힙니다.

옛날에는 나무 밑에서 개를 키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때문에 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가 우연히 개밥그릇에 섞이게 되는데, 도토리는 특별한 냄새도 없고 씹기도 딱딱해서 개는 그것을 한쪽으로 밀어 놓고는 다른 것만 먹기 마련이지요. 결국 도토리만 남게 되는데, 이것이 도토리가 따돌림을 당하는 모습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무리에 끼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을 '개밥에 도토리'로 지칭했다고 설명하는군요.

듣다보니 이거 재미있다 싶어 해당 방송국의 홈페이지를 찾아들어 지나간 이야기를 들추어 봅니다. 그 중 재미있는 몇 가지를 공유하고 싶어 소개합니다.

'건방지다'의 유래입니다. 시골에서 저수지처럼 물을 저장하는 둑을 방죽이라고 지칭하는데, 고종 13년 병자년에 큰 가뭄으로 인해 조선 팔도의 방죽이 다 말라붙었다고 하는군요. 방죽은 원래 물을 가득 담고 있어야 하는데, 물이 마른 건(亁)방죽은 자기 역할을 전혀 못하므로, 제 역할도 못하면서 나대기만 하는 사람을 '건(亁)방죽이다'라고 비꼬아 불렀는데 이것이 변해 '건방지다'로 되었다고 하네요.

'줄행랑'은 원래 대문간에 줄처럼 길게 이어져 있는 방을 뜻하는데, 옛날 양반집 대문의 좌우에 있던 행랑은 하인들이 거주하는 방이었지요. 세도가 높은 양반이나 큰 부잣집의 경우, 특히 긴 줄행랑을 지니고 있었는데, 권력의 판세가 바뀔 즈음 줄행랑이 있는 큰 집을 버리고 도망가는 양반들이 자주 있어 '줄행랑을 치다'가 '도망치다'라는 의미로 변했다고 하네요.

'넉살좋다'의 유래 또한 재미있습니다. 옛날 어느 곳에서 연날리기 대회가 열렸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5개짜리 살로 만든 연을 날렸는데, 강화 출신 사람 하나는 4개짜리 살로 된 연을 날렸다는군요. 연살이 네 개여서 '4'를 의미하는 '넉(四)'이 붙어 '넉살'이라고 불렸는데, 이 강화 사람이 우승하게 되자 '강화연 넉살 좋다'라고 감탄하게 되었고, 결국 '넉살좋다'는 '성격이 좋다'라는 뜻으로 통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흘러간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의 가사 속에 나오는 '물항라 저고리'의 '물항라'에도 재미있는 유래가 숨어 있군요. '물항라'는 사전에 나오는 단어가 아니랍니다. 원래 '항라'는 명주나 모시로 짠 여름 옷감을 지칭하는데, 작사가 반야월 씨가 '울고 넘는 박달재'를 지으면서 '물빛이 나는 옷감'이라는 의미로 만들어 넣은 단어라는군요.

'영락없다'라는 낱말은 한자어에서 유래가 되었다네요. 조금도 틀리지 않고 꼭 들어맞는다는 뜻인데, 영락은 한자어 '떨어질 영(零), 떨어질 락(落)'으로 숫자를 나눌 때 딱 맞아 떨어져 나머지가 0이 된 것을 뜻한다는군요. 빠진 글자나 빠진 물건 등이 없다, 즉, '틀림이 없다'라는 뜻이겠지요.

'부질없다'의 유래도 재미있네요. 대장간에서는 쇠붙이를 만들 때 쇠를 불에 달구었다 물에 담그기를 반복하면서 단단하게 만들지요. 쇠를 달구는 것을 '불질'이라고 하는데, 불질을 충분히 하지 않은 쇠는 성질이 무르고 금세 휘어져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군요. 때문에 '부질없다'는 대수롭지 않거나 쓸모가 없다는 뜻이 된 것이지요.

식자(識者)들은 익히 알고 있을 이야기들을 진부하게 나열하다 보니 이런 행위야 말로 바로 '부질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언젠가 들었던 낱말들의 유래겠지만 다시금 상기(想起)하니 조금은 흥미롭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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