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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무대에서 꺼내보는 시대의 아픔

극단새벽, 오는 15~30일 112회 정기 공연
문학과 연극의 만남 '운수 좋은 날, 다시 만나요' 공연

  • 웹출고시간2017.09.11 14:26:22
  • 최종수정2017.09.11 14:26:22
[충북일보]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 못하니."

한 가정의 아버지자 남편인 김첨지의 한마디는 왜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것일까?

극단새벽이 1920년대 일제강점기 인력거꾼 김첨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을 소재로 한 연극 '운수 좋은 날, 다시 만나요(연출·각색 위선일)'를 무대에 올린다.

연극은 젖먹이 개똥이가 중년이 된 어느 날 시작된다.

아이는 어미를 잃고, 남편은 아내를 놓쳤다.

남겨진 자들은 떠나간 사랑을 향한, 그리움과 원망으로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고단하고 팍팍하다.

죽은 어미의 젖을 빨며, 채워지지 않는 허기와 결핍의 아픔을 겪은 개똥이는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되고, 영혼만 남은 체 시시때때로 나타나는 아버지가 반갑지만은 않다.

어머니가 떠났던 그날 아버지는 세상 최고로 억세게 운 좋았던 날이었다고 하필이면 그날 뒈져버려 정말 재수가 없다고 욕지거리를 해대는 그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늙은 아비의 곁엔, 더럽고 낡아빠진 인력거가 있다.

틈만 나면, 사람들을 태우고 싶어하는 아버지에게 늘 모진 소리를 내뱉는 개똥이.

그러나 아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틴다.

술 한 잔 들어가면, 세상에 무서울 게 없다. 기분이 좋을수록 육두문자가 나온다. 고약스러운 성품의 아버지는 개똥에게 말한다.

'니 애미를 쏘옥 빼닮아 우라지게 이쁜 개똥아, 못난 아비에겐 원이 하나 있다. 그게 이루어지면, 다시는 니 앞에 나타나지 않으마!'

아버지의 소원은 꼭 한 번만이라도 죽은 아내를 다시 보는 것. 꿈에서라도, 무슨 짓을 해서라도, 딱 한 번만이라도, 떠나간 아내와 다시 재회하는 것이다.

아비의 초라하게 굽은 어깨에 떨어지는 빛이 희미해졌음을 느낀 개똥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서서히 인력거에 오른다.

아내를 잃은 아비는 엄마를 잃은 아이를 인력거에 태우고 억세게 운수 좋았던 그날로, 그 장소로 힘차게 뛰어간다. 숨이 턱에 닿도록 달리는 그는 웃고 있지만, 눈물이 흐른다.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여행이 지금 시작된다.

공연은 오는 15~30일 문화공간 새벽(청주시 서원구 수곡로 28)에서 열린다. 공연시간은 평일은 오후 7시 30분, 토요일은 오후 4시와 7시, 일요일은 4시다.

공연가격은 일반 2만 원, 대학생 1만 5천 원, 청소년 1만 원이다. 예매는 옥션티켓 또는 전화(043-286-7979)로 할 수 있고 전화 예매 시 3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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