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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가 다녀온 단양 단성면 벽화마을 길

'힐링과 감동이 공존하는 기억에 남는 여행'

  • 웹출고시간2017.08.17 21:07:38
  • 최종수정2017.08.17 21:07:38

단성면 벽화마을이 보이는 전경

[충북일보] 누구나 한번쯤은 혼자만의 여행을 꿈꿔본다. 심신이 지쳐 세상이 까만색으로 물들어 갈 때 인생의 색깔을 찾고 싶다면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가자. 힐링하러!

요즘 단양 구석구석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이번 여행은 고급스러운 여행이 될 예정이다. 벽화와 글귀들을 보면서 나답지 않은 감상에 빠졌기 때문이다.

단양역을 지나 단성면으로 들어가는 길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을 낀 시골마을 충청도 어귀 산골마을의 풍경이 참 정겹다.

단성면 벽화마을이 보이는 전경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충북과 경북을 이어주는 마을 정류장

단성면 상방리 버스 정류장에서 하방리 공원을 잇는 거리는 70~80년대에는 엄청 북적이던 거리라고 한다.

신단양이 생기면서 옛 단양이 된 지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도 곳곳에 비어있는 집이 눈에 띄어 쓸쓸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다양한 그림들로 마을이 가득찬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단성면 벽화마을에는 벽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 같기도 하고 수필같기도 한 글들도 눈에 띈다.

가만히 서서 읽어보니 겪어보지도 않은 옛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 하다.
'이 길은 가난한 시절 읍내 주요 통행로.

까까머리 남학생과 단발머리 여학생,

놋재를 넘어온 장 손님들로 복작대던 곳.

80년대 중반 충주댐이 건설되고

삶의 터전 대부분 남한강 물속에 들어갈 때

사람들은 새로운 삶터로 일순간 떠나버리고

골목 시계는 이별 시간에 맞춰 멈춰 섰습니다.

앞을 보는 사람은 진취적인 사람,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라 합니다.

대학생 봉사자들과 지역 화가들이

모래알 떨어져 내리는 오래된 담벼락을

애정의 물감으로 채색하였습니다.

구불구불 구렁이처럼 늘어진 길이 생명을 얻어

두런두런 옛이야기를 펼쳐낼 듯 합니다.

귀에 들리십니까· 그 시절 촉촉했던 이야기가.'

-단성 벽화골목 왁자지껄 장터 가는 길-

캬 참 좋은 글귀다.

나무 팻말에 써있는 글은 잘 안읽게 되는데 나도 모르게 끝까지 읽고 있었다.

단성면 상방리 벽화마을은 단성면사무소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다. 아마 지역 화가들과 대학생 봉사자들의 그림으로 꾸며진 모양이다.

고향분들의 애환을 덜어주려는 것인지, 출향인들의 귀소를 들려주려는 것인지 마을의 입구부터 화려한 벽화마을의 채색이 시작된다.

처음 눈에 들어온 곳은 작은 버스 정류장. 지금은 흔치 않은 낡은 정류장의 모습이 남아있다.

충북과 경북을 이어주는 마을 정류장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만남과 헤어짐의 순간을 함께 했을지 상상이 간다.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낡은 정류장이 새로운 옷을 입고 향수를 뿜어내고 있다.

길을 따라 좁은 마을 길을 들어서면 각자의 사연을 담고있을 벽화들이 눈에 들어온다.

옛 모습 그대로의 가게방과 그림들의 하모니가 정겹다. 이미 문을 닫은 지 오래된 가겟방엔 세월이 묻어있다.

소리없이 시끌벅적한 마을

실감나는 그림 솜씨에 문이 열려 있는 줄 알고 쌀 상회에 발을 들일 뻔 했다.

'여기에 오심은 우연이지만 마음을 나눔은 영원입니다.'라는 글귀를 보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벽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과 각종 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들로 가득하다.

소리는 안나지만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느껴진달까. 시적인 풍경이다.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는 농촌에서 사람 냄새, 사람 사는 풍경을 더 오랫동안 품을 수 있도록 마을 어르신들은 담장 한쪽을 말없이 내미셨을 것 같다.

손주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벽화를 감상하시겠지.

아 왠지 울컥해진다.
벽화마을 지나다보면 라이온킹을 연상시키는 그림자 그림 앞에 몇 개의 의자가 놓여있다.

잠시 앉아서 사진이라도 찍고 싶었지만 내가 앉기엔 조금 작아보인다.

의자도 그냥 의자가 아니라 예쁜 모양으로 다양한 색을 칠하고 있어 벽화와 잘 어울린다.

얼마나 지나왔을까 많은 벽화들과 추억에 잠기길 반복하다보니 이 좁고 낡은 시골길에서 연륜이 느껴졌다.

얼마 살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감정이 드는 걸까.

단양향교 바로 앞 골목길은 새로 조성된 벽화마을로 가는 입구라고 한다. 조금 더 최근에 채색한 것 같은 색감으로 알 수 있다.

계단을 오르는 어르신

가파른 계단을 힘겹게 오르시는 어르신을 가만히 지켜보다보니 시멘트로 밋밋한 계단이었다면 더 힘들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손을 짚으시는 벽에 푸른 넝쿨과 계단 단면에 그려진 꽃무늬가 어르신의 발걸음을 조금은 가볍게 보이도록 해준다.

꽃을 보며 넝쿨을 지지대 삼아 올라가시는 어르신도 조금은 덜 힘드시겠지.

벽화마을 길 전체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화사한 벽화들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기 좋은 산책코스인 것 같다.

/블로거 장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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