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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윤

청주 성안동주민센터 주무관

영화 '동주'에서 일제강점기 후쿠오카 형무소 순사에게 모진 고문을 당한 후 형무소 안에서 작은 창밖의 별을 바라보며 조용히 시를 읊조리던 시인의 모습은 나에게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 윤동주 시인을 첫 번째로 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나 또한 그렇다. '별 헤는 밤', '서시'는 윤동주 시인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익숙한 작품일 것이다. 저항 시인이지만 순수하고 청렴한 감성을 노래하던 윤동주 시인. 그의 삶과 시를 천천히 되짚어보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청렴한 삶의 태도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윤동주 시인은 1917년 12월 30일 명동촌에서 태어나 명동학교에 입학했는데 그곳에서 문학작품에 대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 뒤 은진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명동촌을 떠나게 되고 곧 평양의 숭실중학교에 입학하지만 숭실중학교가 일본의 신사참배 요구를 거부하면서 강제적으로 폐교하게 된다. 광명중학교로 편입한 윤동주 시인은 의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부친과 대립하지만 조부의 도움으로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연희전문학교에 입학 후 졸업 때까지 틈틈이 쓴 시 17편을 모아 '하늘과 바람과 시'를 내려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다. 일본 유학길에 오른 후 불량 선인으로 지목돼 일본의 감시를 당하던 중 귀향길에 오르기 직전 사상범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돼 카모가와 경찰서에 구금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수감 중에 27세의 젊은 나이로 1945년 2월 16일 옥사(獄死) 했다.

윤동주 시인은 일제강점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무력적인 저항을 보이기보다는 문학적으로, 자기반성적인 태도에 대한 시로써 저항했다. 그의 시 '참회록'의 일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쉽게 씌여진 시'에서의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처럼 겸손하고 자기 성찰의 태도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라는 그의 대표적인 시 '서시'의 일부처럼 우리도 그와 같이 자신에 대해 아주 작은 일에도 반성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공직자에게 청렴하지 않다는 것은 윤동주 시인이 말한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관행적으로, 이번 한 번만 넘어가면 같은 식의 '부끄러움' 모르는 핑계는 돌아봐야 할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도 그처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부끄러워할 줄 안다면 청렴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실천을 강조하고 주입시켜야 하는 대상이 아닌 생활의 일부로 다가올 것이다. 일본의 탄압에 자기반성으로 저항하던 윤동주 시인처럼 우리는 '부패'라는 유혹에 맞서는 '자기반성'의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는 그의 시 '참회록'의 일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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