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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8.07 14:04:52
  • 최종수정2017.08.07 14:04:52
[충북일보] 공무원에게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게 뭘까. 공무원들은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어 '민원'이라고 답한다. 공무원의 애환이 뒤섞인 시대적 답변이다.

현대사회는 다양성으로 정의되는 사회다. 당연히 관청이나 기업 등에 제기하는 민원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래서 민원의 처리는 행정의 시작과 끝이라고도 한다. 민원행정은 아주 오래전부터 민본을 중심으로 한 소통의 수단이었다.

조선시대의 구언제도, 상언, 격쟁, 신문고 제도 등이 그 예다. 그 중 신문고는 최후의 항고 시설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민의상달제도다. 오늘날 '국민신문고'로 이어지고 있다. 단군 이래 이어져온 우리의 인간 존중 사상이다.

최근 청주시의 행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상 최악의 물난리 지원 대책 현실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시의 모습이 획기적이다. 피해신고를 하지 못한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접수가 대표적이다. 당연히 호응도 크다.

재난지원금도 추가 접수된 피해 신고에 대해서는 국비가 아닌 시 자체 재원을 투입해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수해를 통해 드러난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적극적인 행정 사례다.

청주전역은 지난 7월16일 폭우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하지만 민간피해에 대한 지원은 특별재난지역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시가 실효성 없는 재난지원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조례 제·개정을 추진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시는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다각적인 검토에 나서고 있다. 우선 피해보상 범위를 재설정해 실질적인 피해자 보상근거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과 '자연재난구호 및 복구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의 개정을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지자체 공무원은 주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그래야 지자체와 주민이 상호보완 및 조화를 통해 진정한 민본행정을 완성할 수 있다. 행정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공익이다. 공익은 민본을 기본으로 하는 행정이념이다.

민본행정의 우선순위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상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건 민본행정의 기본인 합목적성이다. 민주성과 합법성, 형평성, 능률성까지 갖춰지면 비로소 민본행정이 완성된다.

우리는 청주시의 이번 행정을 자발적 민본행정으로 받아들인다. 행정의 안내자가 돼 행정의 최고 가치를 실현하는 행위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주민의 보호막이 되려면 무엇보다 행정의 자율성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그러나 그 동안 지자체 행정은 너무 중앙행정의 답습이었다. 다시 말해 권위주의적인 관료체제를 유지해 왔다. 물론 지자체 공직사회가 커지다 보니 생긴 좋지 않은 현상이다. 이런 걸 타파해야 민주행정을 이룩할 수 있다.

지자체 행정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에도 중앙 행정 식으로 이뤄져왔다. 지금도 이런 경향성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방재정자립도가 낮아지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방분권화 논의를 더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방행정도 다르지 않다. 주민위주의 행정을 더 강조해야 한다. 주민이 지역의 주인이고 권력의 근원이다.

민본행정은 행정개혁의 큰 흐름이다. '손톱 밑 가시'까지 뽑아주는 청주시 행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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