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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7.24 15:31:31
  • 최종수정2017.07.24 15:31:31
[충북일보] '레밍막말' 후유증은 컸다. 파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국민들이 레밍(lemming·설치류) 같다"는 보도 내용 때문이다. 수해가 할퀴고 간 상처를 덧나게 하기에 충분했다.

*** 막말은 너무 차갑거나 뜨겁다

충북도의회 김학철 의원이 모 방송과 한 전화인터뷰의 내용은 이렇다. "무슨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

이런 내용은 언론을 통해 그대로 보도됐다. 이후 김 의원에 대한 비판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됐다. 김 의원의 소속 정당은 해외연수 참여 도의원들의 제명을 결정했다. 다른 정당도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김 의원의 발언을 전혀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해외연수에 억울함을 설명하던 중 나온 실수일 수 있다. 순간적인 화법의 일탈일 수도 있다. 불충분한 설명이 부른 오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말은 화자(話者)에 따라 품격을 달리 한다. 같은 말이라도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김 의원의 발언은 부적절했다. 정치인의 '언력(言力)' 수준을 보여준 사건이 됐다.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자질의 반영이 됐다.

말은 시간과 장소 등 상황에 따라 의미와 뉘앙스가 달라진다. '어' 다르고 '아' 다르다. 김 의원의 '레밍발언'이 공분을 사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려는 감정 실린 말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자신의 생각이나 취향을 곧잘 사실처럼 말하곤 한다. 어떤 경우 강한 어조로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장을 하려면 논증을 해야 한다. 논리적으로 왜 그런지 증명해야 한다. 김 의원의 이번 '레밍' 발언도 다르지 않다.

물론 김 의원은 '레밍현상'이 뭔지를 설명하다 생긴 오해라고 해명한다. 그렇다면 더욱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국민을 설치류로 비유한 말이 아니다"는 걸 증명했어야 했다. 언론의 보도를 일방적이라고 몰아 부칠 게 아니었다.

모든 정치활동은 결국 말로써 행해진다. 글보다 말로 행해지는 범위가 훨씬 크다. 말을 가릴 줄 아는 능력이 곧 정치 능력이 되는 까닭은 여기 있다. 다시 말해 말은 정치인의 생존을 위한 필수 수단이다. 그만큼 중요하다.

정치인의 말은 기본적으로 품격이 있어야 한다. 고도의 유머감각까지 갖출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최고의 정치언어다. 가장 지향해야 할 말의 품위다. 물론 품격에 유머까지 더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정치인의 말에는 반드시 공정과 객관이 있어야 한다. 설득의 힘은 이 두 가지에서 발휘된다. 다시 말해 언중유골(言中有骨)의 힘이다. 막말은 아주 다르다. 공정과 객관이 없기 때문에 설득력도 없다.

막말은 그저 자신의 분노 토로일 때가 많다. 본인은 시원할 수 있다. 카타르시스마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상대는 상처받기 쉽다. 김 의원의 '레밍' 표현도 다르지 않다. 감정을 담은 부연 설명이 국민의 마음에 화상(火傷)을 입힌 셈이다.

*** 치유의 의술언어는 따뜻하다

김 의원의 '레밍발언'은 국민적 반감을 샀다. 과거의 막말 사례까지 공개되면서 논란을 키웠다. 수해 중 생긴 일이라 공분의 강도가 셌다.

김 의원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해야 한다. 공인으로서 책임지기는 그 다음 순서다. 너무나 당연한 절차다. '레밍'이란 단어의 선택부터 적절치 않았다. 그러다 보니 화법 자체가 나빠졌다. 더욱 일을 꼬이게 했다.

막말은 상대에게 큰 상처를 주곤 한다. 소통을 가로막는 건 기본이다. 결국 부메랑이 돼 자신에게도 상처를 입힌다. 그래서 막말은 언제나 척결 대상이었다. 중앙이든 지방이든 정치권에서 사려져야 할 구태였다.

정치인이라면 이제 감동의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국민의 가슴 깊숙이 꽂혀 두고두고 위안이 되는 그런 말을 해야 한다. 말은 머리에만 남는 게 아니다. 가슴에도 새겨진다. 따뜻한 말 한 마디는 상처의 흔적까지도 치료한다.

말에도 온도가 있다. 말이 치유의 의술(醫術)이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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