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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깨우는 사람들 - ②청주시 환경미화원

땀으로 씻어낸 화사한 거리 쓰레기 사라진 상쾌한 아침
새벽 5시께부터 적재량 4.5t 수거차량 평일 3회 운행
불법주차 차량에 '진땀'… "대부분 짜증 내거나 전화 받지 않아"
출근길 방해되지 않으려 7시 이전 작업 마무리 노력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보람"

  • 웹출고시간2017.07.19 20:43:50
  • 최종수정2017.07.20 08:59:57

환경미화원 우봉재(40)씨와 이봉희(27)씨가 청주시 상당구 중앙시장에서 구슬땀을 흘려가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 정종현기자
[충북일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새벽에 출근해요."

어둠을 비추는 가로등이 꺼지기 전 쓰레기 수거차량 사이로 사내들이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몸이 다 풀린 듯 안전모와 형광색 안전조끼를 챙겨 입고 수거 차량에 올라탔다. 이들은 청주시 거리 환경을 책임지는 환경미화원들이다.

19일 새벽 5시께 청주시 흥덕구 휴암동 푸르미환경공원.

이곳에는 쓰레기 수거차량 20대와 재활용 쓰레기 수거차량 35대 등 55대의 수거차량이 모여있었다.

25년차 베테랑 환경미화원 황성배(47)씨가 쓰레기 수거차량 한 대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한 팀을 이루고 있는 우봉재(40)씨와 막내 이봉희(27)씨도 조수석에 올라 탔다.

이들이 탄 수거차량은 습기 가득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첫 작업지로 향했다.

청주시 상당구 영동에 도착한 차량에서 수거를 담당하는 우씨와 이씨가 힘차게 내렸다.

수거 작업이 시작되자 둘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타이밍에 맞춰 쓰레기를 수거했다.

수거를 마친 둘은 수거차량 뒤에 올라탔고, 수거차량은 다음 장소로 출발했다.

수거차량 운전을 담당하는 황씨는 곳곳에 보이는 쓰레기 더미 옆으로 차를 세웠고 이들은 같은 작업을 반복했다.

이들이 차량 뒤쪽으로 던진 쓰레기봉투는 압착기에 밀려 쓰레기차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사이 이 씨는 삽을 들고 잔여 쓰레기들을 치웠다. 금세 가로등 밑이 말끔해 졌다.

수거를 마친 우씨와 이씨는 수거차량에 올라타며 '오라이'를 외쳤다.

출발 신호를 들은 황씨는 핸들을 다음 행선지로 돌렸다.

이들이 팀을 꾸린 지 어느새 1년. 호흡은 척척 맞아 떨어졌다.

팀장격인 황씨는 "새벽 4시 30분부터 몸을 풀고 거리에 나설 준비를 해요. 수거차량 적재량이 4.5t인데 평일에는 보통 3번을 돌아요. 처음에는 생활쓰레기, 뒤로는 안 타는 쓰레기를 위주로 수거합니다"라고 말했다.

주택가 골목길에 진입하자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연출됐다. 곳곳에 주차된 차들이 진입을 방해하고 있어서다.

황씨는 "불법주차 때문에 골목길이 막힌 경우가 많다"며 "쓰레기를 차량까지 뛰어다니면서 나르거나 차주한테 전화해서 차를 빼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대부분 아침시간이라 짜증을 내거나 받지 않아 뛰는 일이 많다"고 웃으며 말했다.

수거 작업이 1시간여가 지난 오전 6시20분께 이들은 근무 중 항상 다니는 단골식당을 찾았다.

식사가 아닌 휴식을 취하며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였다. 식당 주인은 익숙한 듯 커피를 내줬다.

우씨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반복작업을 계속하다보면 땀에 속옷까지 젖는다"며 "지금 같은 여름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겨울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10분이나 쉬었을까. 이들은 다시 쓰레기 수거 작업에 나섰다. 더 늦게되면 시민들의 출근 시간이 시작돼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오전 7시가 가까워오자 쓰레기를 수거하는 이들의 손놀림이 더욱 바빠졌다. 운전석에 앉아있던 황씨도 차에서 내려 함께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들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비오듯 떨어졌다. 쓰레기차에 올라타기 무섭게 내려 쓰레기봉투를 집어들었다.

급했던 탓일까. 찢어진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서 쓰레기가 터져 나왔다. 우씨와 이씨는 거리에 흩어진 쓰레기를 일일이 손으로 수거했다.

이들은 쓰레기를 담으며 "아침 7시 전에는 작업을 마쳐야 한다"며 "더 늦게되면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방해가 돼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2시간 가량의 수거작업을 마친 이들은 7시30분이 넘어서야 출발지인 소각장으로 돌아왔다.

쓰레기 수거 차량에선 세 사람이 땀흘려 수거한 쓰레기들이 쏟아졌다. 아침시간에만 4t 가량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우봉재 환경미화원은 "시민들을 위해 구슬땀 흘려가며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이 많아요.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시민들의 '고맙다'는 말 한 마디면 보람이 굉장해요. 앞으로 환경미화원들을 보시면 고맙다는 인사 한 마디 건네줬으면 좋겠어요."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 정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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