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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희

세명대 관광학과 외래교수

얼마 전 가수 이효리가 4년 만의 활동을 마치고 제주도로 돌아갔다. 유명 연예인이다 보니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회자되었다. 그동안 뭔가 모를 흐릿한 궁금증이 얼마 전 방송에서의 이효리에 의해 풀렸다. 딱히 연예인들의 결혼에 무감각하기도 했지만 유명 연예인들의 결혼식이 마음에 남는 건 이나영-원빈(밀밭), 이효리-이상순(제주도) 정도였다. 이효리-이상순 커플이 제주도에서 결혼식을 한다고 했을 때 얼핏 든 생각은 "정말 스몰웨딩이 맞나·"라는 의심이었다. 보통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스몰웨딩은 돈을 아끼기 위해 일반적인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보다는 둘만의 의미 있는 공간에서 소규모 하객만 초대하는 형식의 결혼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예인들이 대중매체에 나와 결혼 인터뷰를 하는 데 있어 스몰웨딩을 언급하는 것을 보면 스몰웨딩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런 궁금증이 이효리에 의해 풀렸다. "스몰 웨딩이라는 말 좀 그렇다"라며 운을 뗀 그녀는 자신의 결혼식에 제주도로 초대한 지인들의 비행기 표까지 끊어줘 돈이 많이 들어갔다"고 최고로 호화로운 결혼이었음을 밝혔다.

이나영·원빈의 결혼식은 드넓고 푸르른 밀밭에서 이루어졌으며 50여명의 지인을 불렀다는 이 결혼식은 소박한 결혼식 연예인 커플을 필두로 이 나라의 많은 연예인들과 연인들을 스몰웨딩으로 이끌고 있다. 사실 이들 결혼식은 스몰웨딩이 아닌 프라이빗 웨딩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초 지인 한 분도 프라이빗 웨딩을 진행하였다. 호텔에서 양가 가족 중심으로 진행되어 초대받지 못했으므로 나도 참석하지는 못했다. 이렇듯 주변에서조차 흔히 프라이빗 결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내 동생은 캐나다 토론토 시청에서 아주 간단하게 10분도 안 걸리는 결혼식을 하였으며 피로연이랄 것도 없이 레스토랑에서 결혼에 참석한 나를 포함한 증인 2명과 식사를 했다. 내 동생처럼 비용을 극소화시켜 소박하게 하는 결혼이 스몰웨딩이라 보면 될 것 같다. 그런 것을 보면 단지 호텔이나 웨딩홀에서 하지 않았다거나 하객을 많이 부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몰웨딩이라 하는 것은 사실 우리가 용어를 잘못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용어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관광을 전공한 입장에서 바람직한 용어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본 것이다.

고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여담으로 하셨던 말씀이 기억이 난다. 산(절)에서 물 한 그릇 떠놓고 둘만의 결혼식을 한 커플과 결혼식장에서 남들처럼 하객들을 모시고 결혼한 커플 중에서 어떤 커플의 이혼율이 높을까라는 질문이었다. 내 예상을 빗나간 답은 뭔가 더 애틋해 보이는 프라이빗한 둘만의 결혼식을 한 당사자들의 이혼율이 더 높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둘만의 결혼식은 이들의 결혼 여부를 남들이 모르기 때문에 사소한 일로도 헤어지기가 더 쉽다는 것이었고, 반면 하객을 많이 불러 결혼하는 사람들일수록 남들 앞에서 결혼 서약을 한 만큼 책임감을 더 느껴 결혼생활을 충실히 한다는 말씀이셨다.

최근 연예인들의 스몰웨딩이라는 용어 사용이 빈번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일반인들까지도 동조화되는 것으로 영어 오바이트(Overeat)라는 말이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토하다'라는 뜻으로 토착화 된 것처럼 스몰웨딩도 그렇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어쨌든 여전히 누군가는 예식장을 사용할 것이고 누군가는 프라이빗 웨딩으로 또 누군가는 스몰웨딩으로 결혼할 것이다. 용어가 어떻고 방식이 어떠면 어떠랴. 어떤 형태의 결혼이든 결혼한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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