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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애

충북도 여성정책관

며칠 전 친구가 아들의 취업을 자축하는 의미로 한턱내겠다고 해 야외로 점심식사를 하러 나갈 기회가 있었다.

운전 경력 30년의 무사고 베테랑이라며 한적한곳에서 신호 위반을 하기도 하고, 속도도 어기는듯 했는데 갑자기 앞으로 차가 끼어드는 순간 안 쓰던 육두문자가 튀어 나왔다.

한 친구가 "너도 지금 운전하고 오면서 신호도 위반하고 속도도 어겼거든· 그 정도는 봐 줄 수 있지" 라고 하자 '나는 숙련된 운전자로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그런 것이고 더구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지만 지금 이 상황은 완전 초보운전에 양심불량이라 괘씸하다는 것이다.

물론 갑자기 속도를 내며 끼어들어 모두가 놀란 상황이었으니 운전자는 더 큰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그 친구는 이런 상황을 요즘 유행하는 사자성어로 뭐라고 하는지 아니· 라고 물었다

일순간 차안에 침묵이 흘렀다. 요즘 유행하는 사자성어인데 모르면 무식·하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사자성어를 모두 쏟아내고 있을때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아! 그러고보니 인사청문회가 한참일 때 TV에서 몇몇 국회의원들에게서 듣던 말이다.

내 여자관계는 로맨스고 남의 여자관계는 스캔들이라는 말의 줄임말인데

어느 정치인이 정치 공방 중에 만들어낸 말이란다.

의미를 알고 보면 유치하지만 '내로남불'은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나에겐 긍정적이고 남에겐 부정적인 기준과 평가를 들이대 말과 행동, 논리, 사고 모드가 오락가락하고 180도 변하기 때문이다.

내가 자동차를 몰 때는 운전자의 시각에서 사고하지만 입장이 바뀌어 보행자일 때는 보행자의 시각으로 사고하게 된다.

운전을 하다보면 신호가 바뀌는 순간 갑자기 건널목에서 사람이 뛰어나와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때가 있는데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운전자는 교통질서를 안 지키는 보행자가 원망스럽지만 보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신호가 바뀌는 순간을 못 참고 출발하거나 빵빵거리는 참을성 없는 운전자를 향해 눈살을 찌푸린다.

내가 부동산을 사면 투자인데 남이 사면 투기고, 내가 하면 오락이고 남이 하면 도박, 논문 표절도 내가하면 관행이고 남이하면 표절, 내가 잘못한건 실수고 남이 잘못한건 원죄 등등....

그러고 보니 정말 우리 일상생활에서 너무 많이 목격되기도 하고 착각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내로남불은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한 이중 잣대를 들이대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어적인 용어라 할 수 있다.

나만 옳고 남은 그르다는......

하지만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이중 잣대가 우리를 불편하게 하게 한다.

성숙해 지는 사회를 위해서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인식하고,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하는 사회, 자신이 믿고 싶은 것 만 믿는 것이 아니라 남들도 함께 믿고 인정해 줄때 사실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같은 사안을 다르게 보는 자기중심적 시각, 잣대의 이중성이 가져온 '내로남불'

행동은 말보다 신뢰성이 높다. 말로 쌓은 신뢰는 열흘을 못가지만 행동으로 쌓은 신뢰는 백년을 가는 법이다.

역지사지로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함 이야말로 이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아닐까·

우리 모두에게 나와 남을 동일한 기준으로 바라보는 균형감이 필요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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