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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에 농촌 '웃고' 도심 '울었다'

1~4일 누적 강수량 184㎜… 복대동 하루 134㎜ '물폭탄'
폭염·가뭄에 메마른 농촌 "논·밭 적신 고마운 비"
청주 무심천 사망사고·도심지 재산 피해 잇따라 대조

  • 웹출고시간2017.07.04 21:14:44
  • 최종수정2017.07.04 21:14:44

농민들에게는 이번 장맛비가 천금 같기만 하다. 장맛비가 다소 주춤한 4일 낮 청주시 남일면 문주리에서 농사를 짓는 김동분씨가 점심 시사도 거른 채 자신의 논을 찾아 잡초를 뽑고 있다.

ⓒ 최범규기자
[충북일보=청주] 때 이른 무더위와 폭염으로 시달리던 청주에 모처럼 비다운 비가 쏟아졌다.

지난 3일 하루 동안 쏟아진 비의 양만 무려 100㎜가 넘을 정도다.

이 비를 대하는 지역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논·밭이 바짝 말라 전전긍긍하던 농촌 지역은 그저 고맙기만 하다.

반대로 도심지는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갑작스런 폭우에 미처 대응할 틈도 없었다.

장맛비가 다소 주춤한 4일 농촌 지역은 바쁜 손을 놀리는 농민들의 손놀림이 흥겹기까지 했다.

가뭄에 한 해 농사를 망칠까 걱정하던 농민들에게는 이번 장맛비가 '천금' 같은 존재였다.

이날 낮 12시30분 찾은 청주시 남일면 문주리에는 점심 식사도 거르고 논·밭을 찾은 농민들도 있었다.

김동분(80)씨는 물기가 가득한 논에서 잡초 뽑기에 여념이 없었다.

김씨는 그동안 지독한 가뭄에 메말라가는 작물을 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고 했다.

2년 연속 겪은 가뭄 피해가 떠올라서다.

김씨는 "오늘 비오기 전에 잠깐 일을 하러 나왔다"며 "여긴 수로가 좋아 벼농사는 괜찮지만 콩 농사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농민들에게는 이번 장맛비가 천금 같기만 하다. 4일 낮 청주시 남일면 문주리에서 농사를 짓는 김동분씨는 신발도 벗은 채 논에서 바쁜 손을 놀렸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김씨에게서는 시름을 덜어낸 표정이 엿보인다.

ⓒ 최범규기자
이어 "작년과 재작년에 콩을 한 톨도 털지 못했다"며 "가뭄이 심해 두해 동안 농사를 망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장맛비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며 "마침맞게 비가 내려줘 콩 농사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내 김씨는 진흙이 잔뜩 묻은 신발을 논두렁 한쪽으로 밀어 놓고는 다시 농작물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도심지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지난 3일 무심천을 건너던 노인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뒤 목숨을 잃었다. 무서운 속도로 물이 불어나는 무심천을 바라보던 시민들의 우려가 현실이 돼 버렸다.

시민 강모(39)씨는 "매년 폭우가 쏟아지면 무심천의 물이 눈 깜짝할 새 불어나는 것을 보곤 했다"며 "간혹 무리하게 무심천을 건너는 사람들을 볼 때면 혹시 큰 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기만 했는데,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청주의 누적 강수량은 184.9㎜에 이른다. 복대동의 경우 3일 하루 동안에만 무려 134.4㎜의 비가 쏟아졌다.

이에 따른 재산 피해도 잇따랐다.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의 한 상가 지하 음식점은 퍼붓는 비에 속절없이 당했다.

내부에는 순식간에 빗물이 30㎝이나 차올랐다. 청주시가 긴급하게 양수기 등을 동원해 배수 작업을 벌이고 나서야 물을 빼낼 수 있었다.

주택 토사 유출·도로변 상가 침수·가로수 전도 등 청주지역에서 발생한 비 피해만 현재(4일 오전)까지 35건에 달한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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