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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7.03 15:46:49
  • 최종수정2017.07.03 17:43:45
[충북일보] 가뭄 끝에 비가 온다. 그런데 반갑지 않다. 장마철에 내리는 비라서 되레 무섭다. 가슴이 덜컹 덜컹 내려앉는다. 너무 늦은 지각장마다. 그래도 넘치지 말고 흡족히 내리길 기도한다.

*** 아전인수는 원성의 비로 변해

충북도의회에도 비가 내린다. 아전인수(我田引水)를 비난하는 '원성의 비'가 내린다. 도의회가 10대 후반기 의정활동 평가를 스스로 "참 잘 했어요"로 했기 때문이다.

도의회는 "올해 상반기 동안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통해 지역현안 해결에 적극 노력해 왔다"고 자평했다. 자신들의 활발한 입법 활동을 강조한 셈이다. 물론 그동안 계속된 불협화음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도의회가 잘 한 게 없어서 웃는 건 아니다. 잘 한 것도 있다. 그래도 자랑 이전에 자아비판부터 했어야 했다. 그동안 하지 못하거나 부족했던 점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을 먼저 했어야 했다.

지방의회의 입법 활동은 너무나 당연한 고유 업무다. 스스로 대놓고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도의회의 이번 '자랑질'엔 명분이 없다. 실리도 없다. 정치발전이나 지역발전과도 무관하다,

이번 '자랑질' 역시 아전인수를 벗어나지 못했다. 구태에 가까운 행동이 됐다. 복잡한 셈법에 따랐으나 되레 실패다. 도의회에 대한 도민들의 불신은 이미 깊다. 그저 입에 발린 자랑으로 치유되지 않을 정도다.

도의회는 이번 일로 손해만 보게 됐다. 반성문 발표가 되레 만회의 길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또 부끄러운 치부만 드러냈다. 판을 잘못 읽어 명분까지 잃게 됐다. 도민들을 창피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도의회는 개원 이후 툭하면 파국으로 치달았다. 감투싸움과 정쟁으로 시끄러웠다. 3년이 지난 지금도 변치 않고 있다. 도민들의 실망감은 이미 도를 넘었다. 지칠 대로 지쳐 허탈해 하고 있다.

도의회는 얼마 전 희한한 일을 또 했다. 정상 추진되던 청주전시관 건립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관련 상임위에서 부활한 예산을 돌연 예결위에서 삭감했다. 그러나 도의회 신청사엔 너그러웠다. 많은 문제에도 그대로 통과시켰다.

도의회 입장이 사안에 따라 달라진 건 이미 입증됐다. 때론 절차를 무시하거나, 때론 너무 과하게 들여다보기도 했다. 때때로 '고무줄 잣대' 논란이 일어나는 까닭은 여기 있다. '그 때 그 때' 사안 따라 입장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도의회는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야 한다. 상대에게만 엄격하다 보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남는 건 실패밖에 없다. 비판은 비판대로 손해는 손해대로 받고 볼 수밖에 없다. 1년 남은 지방선거에서 결과도 불을 보듯 훤하다.

도의회의 잦은 갈등은 의원 개개인의 능력부재에서 비롯됐다. 앞뒤 가리지 않은 거친 말과 행동이 문제였다. 해결 능력이 없다 보니 갈등은 언제나 장기화다. 그러다 보니 상호 신뢰 붕괴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방법은 하나다. 상대를 존중하고 내 탓으로 돌리면 된다. 어디서든 자신의 입장만 있는 게 아니다. 서로를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 이청득심과 역지사지가 지혜

어느새 7월이다. 올해도 절반이 지났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상큼한 하모니카 선율이 눅눅함을 날려준다. 빗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인다. 제법 세게 퍼붓는 신나는 소리다. 세상에 쌓인 먼지, 마음에 찌든 때를 벗겨준다.
 
그러나 정화의 빗소리에서 마른 흙냄새를 맡는다. 맡으면 맡을수록 바짝바짝 속이 타들어간다. 장맛비마저 타들어간 도민들의 마음 밭을 적셔주지 못한다. 김수영의 시 한 구절이 관통한다. 빗소리로 내리꽂는다. "조심하여라! 자중하여라! 무서워할 줄 알아라!"('여름 뜰')
 
듣기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시작이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다. 궁극적으로 삶의 지혜다. 도의회가 이청득심(以聽得心)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를 배웠으면 한다. 아전인수(我田引水)는 그저 교만이다.
 
주말부터는 장마가 쭉 이어지고 있다. 청주에도 본격 장마가 상륙했다. 가끔씩 폭우를 쏟아내고 있다. 기상청 예보화면이 우산 표시로 꽉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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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