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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6.26 13:29:22
  • 최종수정2017.06.26 13:29:22

연순동

청주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꼭 들어가는 것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이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을 꼽다보면 이 항목이 들어가기 십상이다. 장장 800km을 걷기 위해서는 두 다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 발에 물집도 생길 것이다. 나는 꼭 한 번 가리라 마음 먹고 철저히 준비를 하는 중이다.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이 절대로 넘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100세까지 살 것 같던 시어머님께서 86세 때 펄썩 주저앉는 바람에 고관절 수술을 하고 91세에 세상을 떠나셨다. 그 때 모두들 아쉬워하면서 하는 말이 넘어지지 않았으면 100세는 무난하셨을 것이라는 말이 무성했었다. 테니스를 3시간 쳐도 끄떡 없었던 나도 지금은 물리치료 받으러 가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20 년 전 학급 커튼을 옮긴다고 휴일 학교에 가서 혼자 높은 곳에 올라가 작업을 하던 중 뚝 떨어져 심하게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때 꼬리뼈 부분이 큰 손상을 입었다. 수술할 정도가 아닌 것이 다행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괜한 이기심이 부른 사고였다. 모든 물품은 그대로 그 교실에 두면 되는 것인데 굳이 내 학급으로 옮기려했던 욕심이 화를 부른 것이다. 가끔 어떤 용기가 솟을 때면 나는 그 일을 기억하며 나를 누른다. 그건 열정이 아니라 과했다는 자책이 지워지질 않는다.

두 번째로 스킨십을 자주 한다. 이미 망가진 연골은 어쩔 수 없지만 남아 있는 뼈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쓰다듬는 것이다. 사랑을 하면서 애정의 마음을 담아 문지른다. 그러다보면 온기가 살아난다. 마치 사랑이 솟아나는 것처럼 서서히 기력이 회복되는 것 같다. 벗겨진 무릎 연골이 부드러워지는 것 같다. 이러한 맛사지 요법으로 내 다리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동진에서 심곡항까지 한 시간을 씩씩하게 걸을 수 있었다. 파도소리와 바람 그리고 인파에 밀려 해찰할 시간도 없이 넉넉하게 바닷길 산책을 한 것이다.

세 번째로 기회만 되면 걷는다. 걷다보면 호흡수가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 발바닥부터 머리끝까지 감각이 살아나며 기분이 좋아진다. 걸음 걸이의 횟수는 내 인생의 깊이와 길이를 키워가는 바로미터같은 것이다. 증평역 뒤 산은 평지로 낸 임간도로여서 걷기가 좋다. 한 시간 걷고 약수물 마시고 돌아오는 길목에서 아련히 산티아고를 그려본다. 사람은 꿈을 먹고 사는 게 분명한 일이다.

늘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일을 습관화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어제 그렇게 무섭게 치받쳐오던 피곤이 사라지고 새로운 날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어난다. 활동하는 낮시간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비전이 생겨나는 것 같다.

이 모든 일이 산티아고를 향한 움직임이다. 꿈이 없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오늘 만난 친구는 영어로 하는 요리교실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다. 금년 녹색소비자연대에서는 환경교육을 위한 초록교실을 활성화하는 게 목표이다. 영어 요리교실이 참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사람을 만나면 꿈이 생기고 의욕이 생긴다. 관계를 맺는 것이 정말 소중하다.

건강을 지키며 관계를 유지하며 꿈을 실현하기 위해 걷는다. 내가 목표한 곳은 정상이 아니다. 평지를 오래 오래 걷는 것이다. 걸을 수 있음이 축복이다. 요즈음 많이 걸었더니 문제가 생겼다. 다리 안쪽에 근육이 생겼는데 그 근육은 필요 없는 것이라고 했다. 반듯한 몸을 유지하지 못하는 게 원인이다. 지금도 몸을 바르게 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 800km를 걸으려면 바른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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