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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6.19 14:37:58
  • 최종수정2017.06.19 14:37:58

김창영

한국안전인증원 이사장·한국안전학회 부회장

박근혜 정부는 2014년 금연대책의 일환으로 담배가격을 인상하는 세제를 개편했다. 세금을 더 걷겠다는 속내를 '국민건강을 지키겠다'는 꼼수로 포장했다.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격하게' 올랐다. 흡연자들은 분개했지만, 위안을 삼은 구석이 없지 않았다. 불이 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주범이 '담뱃불'이 이유였다고 할 수 있다. 국민안전처 통계를 보면 담뱃불 화인(火因)이 최근 3년간 21~23%에 달할 정도로 '전기' 다음으로 주범인 것이 분명하다.

흡연자들은 많은 세금을 내면서도 보건측면에서 '공공의 적'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쓴데다 '잠재적 화재 유발자'로 치부된 것이 사실이다.

자책감을 상쇄한 것이 바로 '소방안전교부세'다. 노후된 소방장비 교체를 비롯한 소방재원 확충을 위해 담뱃세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20%를 재원으로 하는 소방안전세가 신설된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담뱃값은 올랐지만, 판매는 증가했다. 세금 징수도 늘었다. 통계를 보면 2015년 3141억원이 걷힌 소방안전세는 2016년 4147억원으로 뛰었다. 올해는 4588억원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이로인해 소방에 투자된 세원은 2015년 2456억원에 이어 올해 3291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비약해서 흡연자들이 소방관의 심신건강, 소방헬기 보강, 소방서 복지환경 개선 위해 세금을 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위해(危害)'를 가하는 흡연자에게 일말의 '배상효과'와 애국심을 유발된 듯 하다.

문제는 소방안전세 배분 주체다. 안전처 출범과 더불어 신설된 소방안전세를 중앙소방본부가 아닌 행정관료 조직이 틀어 쥔 것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 격이다.

이 재원은 중앙소방본부 예산 1045억원과 비교할 때 4배를 웃도는 규모다. 소방예산 4조588억원 대비 10%에 달하는 큰 돈이다. 소방안전세는 세월호 사고 이후 여야가 소방방재청을 해체하는 '대가'로 합의를 통해 도입한 재원이다. 여야는 "중앙소방본부의 인사와 예산의 독자성을 유지하며 소방·구조·구급 등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소방안전세를 도입한다"고 합의문까지 발표했다. '소방재원 확충'이라는 도입 목적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교부권한이 국민안전처 장관에게 주어지면서 일반적인 재해예방과 안전관리로 확대돼 힘없는 소방관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다. 지방자치단체는 '안전' 명목을 앞세워 이 돈으로 도로를 깔고 하천과 산림정비, 시설물 점검 등에 썼다. 소방안전세 도입 이후 곶감 빼먹듯 2년 동안 1822억원을 가져갔다. 올해도 1097억원을 사용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소방안전세가 지방자치단체의 생색내기 예산으로 전락하면서 취지가 상실되고 있는 상황이다. 힘 있는 관료들이 나눠 먹다가 국회에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소방청 설립'과 '소방관 국가직 전환'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안전처가 폐지되고 신설되는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소방안전세 배분권한을 이관하는 '공작'을 펴고 있다. 소방관의 목숨값과 다를 바 없는 소방안전세가 이번엔 '완전히' 행정관료에 넘어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소방청이 '실탄없는 속빈강정'이 되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 하다.

소방안전세 교부권한을 행정안전부 장관이 아닌 소방청장에게 부여하는 것이 비정상화의 정상화 시작이다. 소방청 출범과 더불어 이같은 '적폐청산'부터 해야 국민이 안전해 진다. 문 대통령은 "소방관이 눈물을 흘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관료의 갑질'은 끝이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때는 아무리 강렬한 화염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어찌해 관료들만 '소방관의 기도'를 듣지 못하는지, 감노불감언(敢怒不敢言)이다. 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서 "여론의 검증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세금을 내는 흡연자의 여론검증은 어떨까.

흡연자의 한 사람으로 "소방안전세에 행정 관료는 숟가락을 올리지 말라"고 명령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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