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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6.12 15:43:23
  • 최종수정2017.06.12 15:43:23
[충북일보] 명칭의 힘은 아주 크다. 물론 처한 위치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시대에 따라 운명이 바뀌기도 한다. 고달픈 시대의 이야기로 남기도 한다. 충주호 명칭을 둘러싼 갈등 2라운드가 예고됐다.

*** 하나의 호수에 이름은 세 가지

충주호에 대한 '단양호' 명명이 가시화되고 있다. 제천시의 '청풍호' 명명에 이어 두 번째다. 한 호수를 놓고 3개 지자체가 충돌하는 셈이다. 또 다른 논쟁의 예고다. 왠지 씁쓸하다.

단양군은 내년 완공될 단양 수중보 상류 인공호를 단양호로 비공식 명명했다. 차후 군의회와 지역 여론을 종합해 추진 방향을 결정키로 했다. 그런 다음 법률 검토 등을 거쳐 공식화를 검토하고 있다.

충주호는 충주시와 제천시, 단양군 등 3개 시·군에 걸쳐있다. 저수 면적 97.2㎢의 인공호수다.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생겼다. 공식 이름은 당연히 충주호다. 그런데 3개 시·군에서 부르는 명칭이 제 각각이다.

제천에선 청풍호로 불린다. 제천시는 이미 19년 전 충주호 명칭에 대한 불편함을 제기했다. 단양군은 최근 단양호로 이름 짓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두 지자체 모두 충주호 이름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충주호와 청풍호, 단양호는 사실상 같은 이름이다. 실체가 같기 때문이다. 충주댐 건설로 생긴 호수를 두고 이르는 각기 다른 명칭이다. 충주와 제천, 단양 인근에 겹치는 혹은 경계에 있는 충주호를 이르는 말이다.

충주호는 이미 '충주호'로 공식 표기되고 있다. 그런데 지역마다 다른 게 문제다. 지자체마다 자기 지역 중심의 이름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명칭이 다르다 보니 실제로 다른 호수 같다. 심리적으론 적대감마저 느끼게 한다.

충주와 제천, 단양은 충북의 북부권이다. 지리적 친밀감이 아주 높은 지역이다. 충주댐 건설로 한 지역이 됐다. 하지만 점점 더 가깝지만 먼 이웃이 돼 가고 있다. 충주호 명칭과 관련해 대립할 땐 한 치의 양보 없이 싸운다.

충주는 기득권을 주장한다. 제천은 유래를 강조한다. 단양은 변화를 추구한다. 같은 호수의 이름을 놓고 아주 다양한 생각을 한다. 호수의 이름을 달리 해야 하는 이유도 갖고 있다. 나름의 충분한 근거를 대고 있다.

지자체마다 호수 명칭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뭘까. 원하는 명칭 표기에 간절함을 닮는 까닭은 뭘까. 모두 지역 발전을 위한 발상에서 비롯됐다. 명칭이 곧 지역의 얼굴이고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된 명칭 하나의 효과는 아주 크다. 지방자치시대 그 효과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 상표도 수억 또 는 수십억 원씩 주고 사는 마당이다. 한 번 지어진 이름은 대개 자손만대로 이어진다. 명칭 변경이나 사수의 이유는 충분하다.

그러나 생각의 범위를 좀 넓히면 달라진다. 충주호 명칭은 충북 전체의 랜드마크가 돼야 한다. 적어도 충북 북부권을 대표할 공동의 명칭이어야 한다. 그래야 충북을, 북부권을 알리는 효과가 커진다.

*** 소재가 아니라 시선의 문제다

그러나 호수 명칭을 바꾸려면 해당 시·군지명위원회와 도지명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국가지명위원회가 의결해야 한다. 절차도 아주 까다롭다. 지도와 관련 문서 등을 모두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해법을 찾은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개별 주장을 전체의 시각으로 볼 수 있으면 가능하다. 하지만 한쪽 편을 일방적으로 드는 건 낭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자칫 몰매를 당할 수도 있다. 그저 '닭과 달걀의 논쟁'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상생을 위해 한발씩 양보하는 타협의 정신이 필요하다. 답이 없는 갈등은 없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언제든 찾을 수 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으로 해결하면 된다. 소재의 문제가 아니라 시선의 문제다.

공식 명칭보다 더 널리 알려지는 아름다운 별칭은 얼마든지 있다. 충주와 제천, 단양 사람들에게 '내가 사는 곳'을 다시 둘러보길 권한다. 그곳에서 소중한 가치를 재발견하길 소망한다. 충주호 명칭 논란의 답은 거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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