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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금의 절기밥상 - 부추밥상

망종(芒種)-부추밥상
부추, 여자에게도 좋아요-부추닭계장, 부추비빔밥, 부추장떡

  • 웹출고시간2017.06.11 17:03:25
  • 최종수정2017.06.11 17:03:25

지명순

U1대학교 교수

[충북일보] 어느덧 여름의 세 번째 절기 망종(芒種), 날이 더워지니 몸이 축축 늘어지고 기운도 없다. 먹으면 기운 불끈 솟는 부추를 찾아 옥천으로 달려간다.

도착한 곳은 옥천군 이원면에 위치한 조아유(you)농장, 동네 가운데 옛날 전통가옥이 아담하다. 안마당엔 옹기종기 꽃들이 예쁘고 마당가에는 부추가 탐스럽다. "옛날 집 그대로네요!" "맞아요, 100년도 넘은 집인데 좀 불편해도 살만해요." "제가 어릴 적 살던 집과 똑 닮았어요."

집이 정이 가니 사람도 금방 정이 붙는 걸까· 첫 만남인데도 말이 잘 통한다. 부추 농사는 남편이 전문이라며 소개한다. 작년 10월에 심었다는 부추가 처녀의 머릿결처럼 매끈하고 차롬하다. 부추 수확부터 따라해 본다. 부추는 땅 밑바닥 줄기를 잡아 잎 쪽으로 쭈욱~ 밀러 올려 잡은 다음 작은 낫으로 쓰윽~자르면 쉽게 베어진다.
ⓒ 이효선
"옥천은 석회질 토양에 분지형 마을이라 햇볕이 잘 들어 부추 맛이 최고에요. 사실 우리 집사람 약으로 쓰려고 기르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사업이 되었죠." "남편을 위해 부추를 심었다는 '파옥초' 유래는 들어봤지만 아내를 위해 부추 심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요." 아마도 아내 사랑이 부추 사랑으로 이어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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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선
갈증이 날 무렵, 아내는 부추즙을 내왔다. "으악~떨떠름해요!" 생전 처음 먹어보는 부추즙이다. "맛이 유쾌하지 않지만 조금 참고 먹어봐요." "남자한테 좋은 부추를 여자가 먹어도 되나요·" "몸을 따듯하게 해주니 손발 찬 여자가 많이 먹으면 좋아요. 우리 집사람이 건강을 회복한걸 보면 남자에게만 좋은 게 아니에요." <동의보감>에 부추는 간의 채소라고 기록 돼 있을 정도로 간 기능을 강화하고 위장을 해독하고 어혈을 제거한다고 했으니 남녀 구분할 필요가 없다.

부추닭개장

ⓒ 이효선
몸에 좋은 부추로 부추닭개장, 부추비빔밥, 부추장떡을 만들어 주신다니 기대만발이다. 먼저 부추닭개장, 토종닭을 1시간 푹 삶았다. "삶은 닭은 식은 후 찢어야 살이 부서지지 않고 쪽쪽 잘 찢겨요." 찢은 닭고기 살에 고춧가루를 넉넉히 넣어 얼큰하게 무쳤다. 그리고 부추는 적당한 길이로 잘라 달걀물을 살짝 코팅하듯 무친다. "우리 집은 여름엔 대파 대신 부추를 넣는데 그냥 넣는 것 보다 달걀 물을 입히면 식감이 부드러워요." 먼저 양념에 재워 두었던 닭살을 국물에 넣고 맛을 낸 후 달걀물로 코팅한 부추를 넣고 살짝만 끓이면 얼큰한 부추닭개장이 완성~, 맛있는 냄새가 담을 넘어 온 동네에 진동한다.

다음은 부추비빔밥, "볶은 고추장만 있으면 비빔밥은 간단해요."라고 하면서 다진 쇠고기를 볶아 고추장을 섞고 물을 살짝 넣어 바글바글~ 마지막에 꿀 한 수저를 섞어 고급진 고추장을 만든다. 고기가 씹히는 달달한 약고추장이다. 따뜻한 밥에 쫑쫑 썬 부추를 듬뿍 올리고 계란 부침 하나 얹어 약고추장으로 쓱쓱 비벼 먹으면 꿀 맛나게 한 끼가 해결된다니 더워 음식 만들기 싫은 날 강추 메뉴이다.

부추장떡

ⓒ 이효선
부추고추장떡은 청양고추를 믹서에 잘게 가는 것이 매콤한 장떡 맛의 포인트! 밀가루에 고추장을 섞고 부추와 간 청양고추를 넣어 얄팍하게 부치면 된다. 부추장떡은 식으면 더 쫀득쫀득하고 맛이 좋으니 여름철 간식으로 요긴하다.

기운 팡팡 솟는 황상희 어머니표 부추 밥상이 푸짐하게 한상 차려졌다. 부추 향 솔솔나는 부추비빔밥, 펄펄 끓는 얼큰한 부추닭개장, "입맛을 확 돋우고 속까지 시원~, 부추와 계란의 만남은 아이디어 굿~!" 엄지손을 치켜 올린다. 매콤하고 쫀득한 부추장떡은 시골 엄마의 맛 그대로다. 부추로 차린 밥상, 속이 든든하고 기운이 펄펄 솟는다.

노지에서 잘 자란 부추를 수확하는 여름, 보양채소 부추로 기운을 돋우고 정도 쌓는 망종(芒種)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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