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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6.08 15:50:04
  • 최종수정2017.06.08 15:50:04

민경록

청주기적의도서관 관장

옛날 한 성의 구석에 연못이 있었다. 이곳에는 많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성에 큰 불이 났다. 한 물고기가 피신을 제안하였으나 다른 물고기들은 물속에 있는 자신들은 땅위의 불과는 무관하니 괜찮다고 하였다. 과연 물고기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다른 연못으로 피신한 물고기를 제외한 다른 많은 물고기들은 모두 죽음을 면치 못하였다. 그 이유는· 연못에 사는 대부분의 물고기들은 '성에 불이 났다'는 소식('정보')을 입수하는데 그쳤지만, 한 물고기는 성의 불을 끄기 위하여 사람들이 연못의 물을 퍼낼 것이라는 사실을 유추한 것이다. 이처럼 외부로부터 접수한 단편적인 정보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평가·판단하는 사고(思考)의 과정을 거쳐 상호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생산한 것이 '지식'이다. 지식의 형성을 위하여 외부로부터 입수된 정보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분석하는 사고체계를 형성시켜 주는 것이 '독서'이다.

'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글자를 익히고 글을 읽기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저자의 의도한 바를 이해한 후에 독자 개개인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사회적·문화적 환경에 기인하여 새롭게 재구성하는 의미구성의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맥락으로 현대 문학에서는 독자의 반응을 중시하여 문학을 작가에 의하여 완성된 작품이 아닌 독자의 해석이 첨가됨으로써 비로소 완결되는 '미완의 텍스트'라고 한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독서는 독자들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각자의 경험과 사회적·문화적 환경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그려가며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다.

국민의 지식과 정보의 활용 능력, 창조적인 사고력의 향상 그리고 정서함양을 위한 독서환경을 조성하는 사회적 기반시설이 곧 도서관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독서를 지원하기 위한 사회의 배려가 스민 곳이 어린이도서관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각종 문화시설 향수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역주민이 가장 선호하는 문화시설은 연도를 불문하고 공공도서관이 1위로 나타났으며, 2012년 조사에서는 문화 예술 공간 전체 이용률(39.4%)의 32.5%를 공공도서관이 점유(문화체육관광부, 2012)하고 있으므로, 도서관문화의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들이 일상 속에서 꿈을 제도하고, 완성해 가는 과정을 지원하는 꿈의 제작소이며, 도서관 열람실 바닥에서 뒹굴 거리며 책을 읽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곧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꿈틀거림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 읽기에 흥미가 없는 어린이들을 위하여서는 독서의 동기를 부여하고 흥미를 진작할 수 있는 활동적인 독서체험을 병행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어린이도서관은 책과 사람 그리고 만남이 있는 공간이다. '나'와 인연이 닿는 책을 만나기 위하여 서가 사이를 거닐다 나만의 책을 만나게 되는 우연과 필연이 겹쳐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고, 책이 전해주는 사상과 나의 생각이 만나는 그 찰나의 정(靜)과 동(動)이 만나는 순간이며, 세대(世代)가 함께하는 생생한 만남이 있는 공간이다.

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영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함께 하는 '어울림'이 있는 공간이며, 책과의 어울림을 통한 창의적인 접근으로 즐거움과 생각의 파장이 넘치는 곳으로, 삶의 전반적인 문화가 녹아져 있는 문화융합의 공간이다. 가정·학교·사회를 아우르는 도서관으로 책만 보는 바보가 아닌 책과 생각을 향유하고 나누는 곳, 그래서 지식으로 다른 사람을 지배하지 않도록 하는 곳이다.

다양한 책과 사람과의 어울림을 통하여 어린이들의 지식과 삶이 융합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깊고 정확한 눈을 가질 수 있고, 꿈을 실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편견과 아집을 배제한 폭 넓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어린이 각자의 마음속에 수천 권의 책을 담고 있는 것과 같아서 나와 생각이 다른 타인의 의견도 품을 수 있는 방법도 자연스레 익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성장한 어린이들 한 명 한 명이 곧 살아있는, 성장하는 도서관이 아닐까?

화려하고 웅장하지는 않으나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의 도서관에서 가족들이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이러한 행복감을 '타인'과 함께 나눔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를 보여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교육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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