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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학장

20세기 헌법의 기초라 일컬어지는 독일 바이마르 헌법을 따른 우리 헌법 제1조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조항은 시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일체감을 부여하는 정치적 선언이다. 세상의 모든 선언들이 추상적이고 때론 형태 없는 이념의 표상으로 굴절되지만 선언은 행위의 당위성을 수반한다. 초유의 국정난맥상에 직면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이게 나라냐'라는 거친 질문을 던졌던 이면에는 권력의 원천이 시민에게 있다는 소유권 행사였다. 이는 보수와 진보 구분 없이 국가정상화의 담론으로 해석되어져야 마땅하다. 국가의 정상화는 정치적 민주주의 구현만이 아니다. 대개의 시민들이 분노했던 보편적이지 않은 권력행사를 거부하고 인권과 평등의 민주국가를 만들어가는 것이며 그것이 제대로 된 나라라는 사회적 합의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 청년들의 일자리가 있고 호혜적으로 공생하는 평등사회가 있음은 당연하다.

민주주의 나라지만 여전히 우리의 일상에는 차별의 문화가 습지처럼 서식한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지천이며 그들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보편적 권리마저 침해당하고 있다. 자본 탓만 하기 에는 정규직 기득권의 내면에 도사린 그 뜨거운 독선의 열기는 차별의 달아오름으로 표출된다. 기득권을 소유한 누구나 본능 깊숙한 곳에 차별을 정당화하는 허위가 내재돼 있다.

절묘한 정치우화로 계급사회를 분석한 조지 오웰은 계급 차이에 대해 '우리 모두 계급 구분을 비난하지만 이를 폐지하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계급 구분을 탈피하기 위해서 속물근성뿐만 아니라 그 밖의 취향과 편견 대부분을 억제해야 한다.' 사후 67년이 지난 조지 오웰이 현세의 우리에게 아직도 차별이냐며 우매함을 힐책하는 꼴이다. 비정규직의 고난 앞에서 응당 가져야할 평등의식이 독선적 이기주의로 무장해제 돼있는 오늘, 다시 조지 오웰의 1937년의 재림이다.

우리 근대사는 권위로 점철된 얼룩진 역사였다. 차별의 이면에 서늘한 권위가 있음은 물론이다. 시민들의 뜻에 반한 권력이나 왜곡된 차별이 우리의 공동체를 얼마나 황폐화시키고 삶을 위축시키는지 우린 익히 체험했다. 과거의 아픔이 지혜로 소환될 때 가치 있는 법이다. 우리가 얻은 고귀한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권을 위협하는 어떠한 권력이나 차별도, 용납되지 않도록 시민 스스로가 평등의식을 공기처럼 호흡해야 한다. 평등한 사회가 복지국가의 이상향이다. 그래야 사람 사는 세상이다. 복지국가를 향한 합의된 분배를 위해서라도 나라의 근간은 평등과 인권이다.

가장 근본적 자유는 출신여건에 관계없이 스스로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자유이다. 이를 허용하는 것은 '보편적 평등'을 허용하는 사회이다. 이제 당위보다 구조에 초점을 맞출 시기이다. 신규일자리도 중요하지만 비정규직 차별해소가 먼저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튼실한 공동체 토대를 세우는 인본주의 일자리는 사회적 합의와 국회입법의 전제아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다. 그것이 당장 어렵다면 적어도 동일노동에 대한 차별해소가 선행돼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된 나라의 첫걸음이다.

다시 헌법, 제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사회적 특수계급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비정규직 차별로 특수계급 만드는 대한민국, 끔찍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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