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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6.01 17:15:45
  • 최종수정2017.06.01 18:35:17
꽃들이 화사하게 피는 아름다운 봄날이다. 글쓰기 시간에 김 팀장님이 '아내 생일날'을 낭독하는 소리를 들었다. 부부의 따뜻한 사랑이 밀물되어 저마다의 가슴으로 밀려와 "참 부럽다", "좋네요" 칭찬의 소리가 이구동성이다. 부부란….

내 생일 날이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평생 홀로 사신 시모님이 어려워 말 못하고 살았지만 시모님이 챙겨주셔서 생일날은 미역국, 생선, 나물로 따뜻이 먹었었다.

지난 일요일 자식들이 모여 생일축하 점심을 같이 했다. 그러나 실제 생일날인 오늘 아침엔 미역국도 못 먹고 점심엔 혼자 밥 먹고, 저녁은 빵과 음료수를 들고 와 혼자 먹으니 눈물이 맺힌다. 부부래야 그 흔한 '축하한다', '사랑한다' 말 한마디 들어 본일 없고, 몇 년 전 점심엔 잡채밥 두 번 사준일 밖엔 기억이 없다. 그래서 난 가슴의 한을 말 못하고 혼자 속상하고 눈물지으며 속을 썩이다가 지쳐 머리도 빠지고 쭈글쭈글 주름진 황혼의 인생이 되지 않았나.

평생 동안 직장의 중책을 맡으며 연구 노력해 앞서가는 사회생활로 지도자의 길을 걷던 남편이었다. 오늘은 문학 행사로, 내일은 시 낭송으로, 학생교육 연구학교 발표활동으로 밤낮으로 많은 노력을 했다.

결혼하고 월급봉투를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 한 달에 100만 원씩 37년을 주고 아이들 대학등록금, 서울 생활로 방 얻어 주고, 결혼시켜 전세 방 얻어주고, 집을 살 때도 난 혼자 살아야 했다. 맨날 불평불만 흉을 보며 자기 혼자만의 명예와 욕망을 생활하며 잘못된 것은 전부 아내 탓이었다. 부부는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상부상조하며 아껴주고, 잘못은 감싸주고 덮어주며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나도 잘 한 것이 없다. 부족하지만 그래도 주어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며 많은 눈물을 감추고 자식을 위하고 가정을 지키며 오늘까지 노력했다. 앞으로 어떤 삶이 닥쳐올지 두렵다. 큰 소리치고 남모르게 많은 속을 썩이던 당신이지만 지난날을 생각하니 그것은 당신의 무언의 사랑이었다. 우리 부부의 사랑이요, 삶인 것을….

젊었을 때는 내가 남편에게 기대고 의지하고 살았으나 나이가 들면서 남편은 "여보"하며 아내의 도움을 받으며, 인생의 덕망을 쌓으며 그렇게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서로를 향해 '여보', '당신'이라고 다정하게 부른다.

'여보(如寶)'라는 말은 '보배와 같다'는 말이고, '당신(當身)'은 '내 몸과 같다'는 말이다. 마누라는 '마주보고 누워라'의 준말이고, 여편네는 '옆에 누워 있네'에서 왔다고 한다. 세월이 가면 어릴 적 친구와 이웃도 친척들도 다 곁을 떠나게 된다. 마지막까지 내 곁을 지켜줄 사람은 자녀들이고, 남편이고 아내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며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한 평생 사노라면, 걷다 달리다 넘어지고 칠전팔기로 살아오지 않았나.

반백년 삶이 영상으로 흘러온다. 세월을 쌓으며 가는 것이 부부가 아닌가. 오늘도 내일도 밟히는 이름 없는 그림자 되어 함께 걸어가는 것이 가족이고 부부다. 세월 따라 인생길 따라 어느 멋지고 푸르른 날 사랑하는 자식들과 당신과 영원히 행복하길….

아름다움이 숨어 수없이 펼쳐 황혼이 내려앉았다. 또 아름다운 내일이 오겠지. 매년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21일은 둘이 하나 되어 평생을 살라는 뜻이란다. 부부관계가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서로가 평등하고 민주적인 부부 문화를 퍼지게 하고, 건전한 가족 문화를 정착 시키며 가족 해체를 예방하기 위해 부부의 날이 제정되었다고 한다.

세월의 때가 묻은 낡고 누런 책들이 책꽂이에 꽂혀 있다. 살아오는 동안 무언으로 사랑 했던 당신 불타는 정열들을 다시 일깨우고 싶다.

부부는 행복을 만들어가는 일심동체다. 나는 당신의 아내, 당신은 나의 남편.

"여보" 우리는 푸른 5월의 부부임을….

그래도 긴긴 세월 가정을 지켜온 당신의 고생과 희생도 많았다. 부부일체란 말이 생각난다. 노을빛 물든 황혼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야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손찬국

충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강

푸른솔문학 신인상 수상

푸른솔문학 작가회 회원

초등학교 교장 정년퇴임

예절·다도 교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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