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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세상이 달라졌다. 대중은 이제 더 이상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다. 아주 강력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대중에겐 생각이란 게 없다'는 말은 그저 괴벨스의 궤변이 됐다.

*** 정화 필터가 더 필요하다

대중의 힘은 강력해졌다. 대통령을 갈아치울 정도의 힘을 갖게 됐다. 정보와 정서 공유를 통해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을 혼내는 건 예사다.

그동안 대중은 권력을 위임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그저 빵 한 덩어리에 고마워하며 굴욕이 뭔지도 몰랐다. 왜곡된 정보에 놀아나기 일쑤였다. 스스로 맹목적인 충견 노릇도 했다. 스스로 생각하길 거부했기 때문이다.

대중을 무기력증에서 구한 건 바로 SNS다. 대중은 그 공간에서 자신의 의견을 공격적으로 펼쳤다. 그것도 상시적으로 공유하며 힘을 합쳤다. 때론 특정한 의제로, 때론 날카로운 댓글로 공격과 격려를 반복했다. 그게 궁극의 힘이 됐다.

대중은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 자체로 뛰어나거나 압도적이진 않다. 집단 지성을 가진 존재도 아니다. 여전히 개인은 똑똑해도 대중은 멍청할 수 있다. 괴벨스가 자신 있게 대중을 무시한 까닭은 여기 있다.

대중은 기본적으로 보편성을 좋아한다. 사회적 상식 수준에 맞는 의견을 공유한다. 대중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사회지성의 평균이 낮아지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대중은 사회적 상식이 바뀌면 스스로 달라진다.

대중은 어렵고 복잡한 걸 싫어한다. 고민하고 분석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걸 선호한다. 더 자극적이고 짧은 문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더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이 원하는 말을 하면 인기를 얻는다." 포퓰리즘 정치의 공식 문구다. 능력 이상을 얻는 비결이다. 대중의 특성을 제대로 꿰뚫는 말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말보다 쉬운 말을 좋아하는 대중의 특징을 웅변한다. 똑똑하지 못한 대중에 대한 비꼼이다.

싫든 좋든 대중의 시대다. 아니 대중정치의 시대다. 민주주의와 연관 지어 고무적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이 더 크다. 포퓰리즘의 함정 때문이다. 정치가 대중영합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얘기다.

5·9대선으로 새 정부가 탄생했다. 대중정치의 바람을 타고 들어섰다. 대중의 함성을 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의 자정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 아직 더 많은 정화 필터가 필요하다. 그만큼 함정에 빠질 위험도 크다.

다행히 아직은 정치가 환한 미소를 띠고 있다. 물론 그게 정치의 모든 건 아니다. 밀월기간에 나타나는 모습일 뿐이다. 새 정부는 우선 출범 초기 함정을 잘 피해가야 한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준비하면 된다.

주변의 자율정화 메커니즘부터 강화시켜야 한다. 그런 다음 올바른 비전과 전략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대중을 설득할 수 있다. 신문과 방송 등 언론의 바른 역할이 중요해졌다.

*** 맹목적 팬덤부터 버려야

정치는 현실이다. 임기는 짧고 정치는 계속된다. 한 정치인이 그 자리에 계속 있을 순 없다. 영원한 정치인으로 남으려면 방법은 한 가지다. 선한 의지로 정치를 해야 한다. 개인의 이익이 아닌 국가와 사회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

정치는 풍경화처럼 아름답지 않다. 수채화처럼 산뜻하지도 않다. 때론 괴물로, 때론 천사로 모습을 바꾼다. 협잡과 뒷거래도 있다. 선과 악, 정과 부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그 속에서 대중의 인기를 얻어야 승리한다. 그게 정치다.

문제는 대중의 맹목성이다. 조금의 비판이나 반대도 허용하지 않는 비틀린 충성심이다. 이 경우 스타 팬덤과 별로 다를 게 없다. 정치인을 성공케 하는 방법은 한 가지다. 맹목적 팬덤부터 버려야 한다. 섣불리 충성하지 말아야 한다.

대중은 정치 위에 있어야 한다. 대중의 힘은 비판적이고 역동적인 참여에서 나온다.

맹목적 열광으론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임기는 짧고 정치는 길다." 대중정치의 성공을 위한 기막힌 아포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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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