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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홀로 맹자를 교육함에 있어 세 번 이사를 하였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처음에는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는데 맹자는 매일 곡을 하는 등 장례 흉내를 내었다. 이어 이사한 곳은 시장이었는데 장사꾼의 물건 파는 소리, 흥정 하는 소리를 흉내 내었다. 이윽고 서당 근처로 이사를 하였는데 맹자는 글 읽는 소리를 흉내 내고 예절을 배우고 독서를 하였다고 한다. 이로 하여 맹자는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고 하니, 자식교육에 대한 맹자 어머니의 정성이 대단했다고 생각된다.

옛날에 우리 부모님들은 '제가 먹을 밥은 제가 타고 난다'고 했다. 아이를 많이 낳고 초등학교를 졸업시키면 농사일을 시키거나, 서울로 식모살이를 모냈다. 살림살이가 좋은 집에서는 도시로 유학을 보내서 전답을 팔아서라도 대학까지 가르쳤다. 자식들은 부모의 뜻을 받들어 대학을 나온 형님은 교장으로 퇴임하였고, 광장시장 포목점으로 취직한 동생은 백화점 사장이 되었다. 식모살이 갔던 친구는 부잣집 사모님이 되어 떵떵 거리며 잘 산다.

요즘 부모들은 맹자어머니의 세 번 이사는 이도 안 났다. 태아부터 교육을 받기 시작해서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이르기까지 학교공부는 물론, 과외까지 몇 개씩하면서 엄청난 돈을 쳐들어 가르친다. 대학을 나와서 취직을 못하면 대학원까지 가르쳐야 한다. 그래도 취업 못하고, 결혼도 못하고, 부모에 의지해서 살아간다. 부모는 안쓰러운 마음에 뭐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어 쉼 없이 땅을 파고, 공장에서 알바를 하며 등골이 휜다.

소위 요즘 얘기하는 "캥가루족'이 생겨난 이유이다. 취업을 못해서 독립하지 못하고, 결혼을 해서도 주거비용, 육아경비 등 부모에 의지하지 않으면 생활할 수가 없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신혼부부 가구 64.8%가 부모에 얹혀산다고 한다. 이는 과거에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이 당연했던 시대에서, 자기들 필요에 의하여 부모와 같이 살거나 따로 사는 시대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즘 말썽을 피워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재벌기업 2세들이나 잘사는 집 자녀들은 공부를 하지 않아도 장래가 보장되어 있다.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면 회사에서 다 해결해 주고, 공부를 못해도 대학을 졸업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회사에 취업하면 그만이고 마음껏 취미생활을 하며 지낸다.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우리 부모들은 자식을 많이 가르치고 길을 열어주고 싶어도 해줄 것이 별로 없다. 자식과 같이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하기 어렵고, 생활하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진다. 늘 상대적 박탈감과 죄의식 속에 산다. 그리고 순박하면서도 정의롭게 살아온 지난날들을 후회하게 만든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14년에 '캥거루 족'은 이미 10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만 겪는 것이 아니고 서계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회적인 현상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너무나 심각한 문제이다. 요즘 부모와의 갈등이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많이 보았다. 이는 자녀를 지나치게 부모에 의존하여 살아가게 한 부모의 탓일 수도 있다. 정부차원에서의 일자리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도 더 열심히 해야 하겠지만 우리들 가정에서부터도 독립심이 강한 자녀로 키우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성장과정에서부터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중한 우리 자식의 백년 미래를 위하여 안타까움은 잠시 잊고 척박한 환경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에 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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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