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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금의 절기밥상 - 혼잎 나물, 지칭개국

부지런한 며느리도 세 번 뜯기 어려운 나물

  • 웹출고시간2017.04.30 17:05:09
  • 최종수정2017.04.30 17:05:09

지명순

U1대학교 교수

[충북일보] 한낮의 기온이 20도 이상 올라가니 '덥다' 소리가 나온다. 봄인가 싶더니 여름이다. 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산나물 뜯으러 길을 나선다. 울긋불긋 영산홍이 피어있는 길을 따라 충주 탄금호 근처 중앙탑면에 위치한 햇살블루농장을 찾았다. 햇살과 블루가 결합한 이름답게 햇살이 하늘에서 곧장 내려쬐는 곳에 블루베리 농장이 있다. 그 가운데 통나무집이 우뚝 서있다. 금슬 좋은 부부는 이곳에서 10년째 교육농장을 가꾸고 있다. 지난해부터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산과 들에서 채취한 나물로 농가의 맛도 선보이고 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안주인 김금자 님께서 산야초연구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 '풀'로만 알고 있는 것이 먹을 수 있는 '약'이라고 하니 새록새록 배우는 재미가 쏠쏠해요"라고 하면서 "세상에 잡초는 없어요.", "몰라서 못 먹는 거예요"라고 하면서 '전설 따라 삼천리'같은 산야초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칭개 꽃

ⓒ 이효선
그녀가 농사짓는 블루베리 밭은 농약을 안쳐서일까· 쑥, 망초대, 씀바귀, 지칭개, 민들레까지 봄나물이 풍년, 봄나물 백화점이다. 오늘은 특별히 지칭개를 칼로 많이 오렸다. 지칭개 잎은 냉이 같고, 꽃은 엉겅퀴를 닮았다. "냄새를 맡아 보세요", "쓴 냄새가 나죠·" 라고 묻는다. "예, 쓴 냄새가 많이 나는데 어떻게 먹어요·"라고 하자 "걱정은 NO~~, 된장국을 끓이면 쓴맛이 사라져요" '입에 써야 몸에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 지칭개는 해열, 해독, 부기를 가라앉히는 약재이다. 봄철 감기로 열이 오르고 염증이 있을 때 먹으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홑잎나물

ⓒ 이효선
뒷산에 올랐다. 여리고 어린 순들이 예쁘게 올라오고 있다. 산나물의 전령사, 혼잎 나물이 참새 혀처럼 뾰족한 잎을 내밀었다. 혼잎 나물은 화살나무(귀전우, 참빗살 나무)의 새순, 나무줄기 양쪽에 깃털이 붙어있다. 깃털 있는 나무는 항암작용이 뛰어나고 혼잎에 들어있는 싱아초산나트륨이란 약리성분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춰준다. 한방에선 출산 후 어혈을 풀어 주고, 생리불순, 자궁건강에 좋은 약으로 통한다. "봄철 부지런한 며느리도 세 번 따기 어렵다면서요·"라고 물으니 "혼잎은 잎이 올라오면 금방 꽃이 피고, 잎이 억세져서 세 번 따기는 고사하고 한 번 따기도 어렵죠!" 혼잎 나물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짜고 소금, 깨소금, 참기름 세 가지 양념만 넣어 살살 무쳤다. "묵은 나물은 조선간장으로 간하여 들기름에 볶아야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나고, 봄나물은 소금으로 간하고 깨소금과 참기름으로 연하게 무쳐야 맛이나요" 라고 나물요리법을 전수해 준다.

지칭개국은 먼저 지칭개의 꽃순을 떼고 깨끗이 씻어 손으로 바락바락 주물러서 물에 담가 쓴맛을 빼야 한다. 멸치장국에 된장을 풀고 손질한 지칭개에 날콩가루를 입혀 넣고 뚜껑을 꼭 닫고 끓였다. 지칭개국은 먹을 것이 없었던 시절,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물로 배를 불리기 위해 먹었던 충청도 토속음식이다. 날콩가루를 이용해 구수한 맛을 더하고 단백질을 보충하니 지혜로운 음식이 아닐 수 없다. "다 익은 냄새가 날 때까지 뚜껑을 열면 안돼요", "익으면 쓴맛이 단맛으로 바뀌죠."라고 기다림의 미학(味學)을 일러준다.

산으로 들로 나물을 뜯으러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프다. 금방 무친 홑잎 나물을 흰쌀밥에 얹어 먹으니 아기의 솜털같이 부드럽고 착착 감긴다. 지칭개국은 구수하고 쌉쌀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누가 혼잎 나물과 지칭개국을 뺏어 먹을 새라,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배가 부르니 만사가 OK~, 행복하다.

부지런한 며느리도 홑잎 나물을 세 번 뜯지 못하는 사이, 취나물, 다래순, 두릅, 가죽나물이 한창이다. 취나물과 다래순은 말려서 저장하고 두릅은 소금을 뿌려 눌러 놓으면 언제든 요리 재료로 사용 할 수 있다. 그리고 가죽 나물은 그냥 말리면 나물로 좋고, 찹쌀 풀을 발라 말리면 부각이 된다.

때는 바야흐로 초여름 자락으로 접어드는 입하(立夏)로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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