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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끌어올린 세월호… 마르지 않은 눈물

세월호 육상거치 목포신항·진도 팽목항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 방문객 줄이어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9명 수습 기원
명확한 진상조사·책임자 처벌 등은 과제

  • 웹출고시간2017.04.16 20:33:30
  • 최종수정2017.04.16 20:33:57

세월호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에서 방문객들이 세월호 선체를 바라보고 있다.

ⓒ 박태성기자
[충북일보] "'언니 오빠야 얼른 돌아오세요' 해야지."

"언니 오빠 얼른 돌아와요."

세월호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목포신항. 네살 쯤 돼 보이는 아이가 엄마를 따라 속삭였다.

미수습자 9명의 사진이 담긴 세월호 모형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이는 엄마 품에 얼굴을 묻었다.

세월호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에서 방문객들이 철조망 사이로 세월호 선체를 바라보고 있다.

ⓒ 박태성기자
지난 2014년 4월16일 제주도 수학여행길 단원고 학생 등을 태우고 인천항을 떠난 세월호. 끝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됐다.

'살려달라'는 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304명이 희생됐다. 이 중 9명은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참사 3년이 가까워서야 세월호는 모습을 드러냈다. 1천73일만인 지난달 23일 새벽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침몰 1천90일째인 지난 9일에는 육지로 올라왔다.

세월호 선체가 눈앞이지만 철조망이 방문객 발걸음을 막았다.

철조망 곳곳에 묶인 노란 끈이 바람에 따라 물결쳤다. '미안하다', '잊지 않을게', '행복하길', '돌아와라', '기다릴게'. 리본마다 아픔과 위로가 새겨있었다.

세월호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에 육상거치 된 세월호. 색이 바랜 선체 곳곳이 녹슬고 부식돼 있다.

ⓒ 박태성기자
방문객들은 노란 끈에 얼굴을 묻고 세월호와 마주했다. 직사각형 틈새로 보이는 세월호는 많은 게 변해있다. 선체는 옆으로 누워 바로 서지 못했다. 녹색 갑판과 흰색 난간, 파란색 하단은 부식돼고 녹이 졌다. 구멍이 나고 찢겨나갔다. 찢기고 구멍난 것이 세월호 뿐이랴. 유가족은 물론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의 마음은 그 이상일거다.

어른이라는 것만으로도 죄스러웠나보다. 세월호를 마주하고 잊지않겠다며 노란 끈을 매듭 짓는 주름 가득한 손.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여성. 미안하다는 말을 연신 읊조리는 중년 부부. 철조망 사이로 선체로 바라보다 눈물을 훔치는 이도 적지 않았다.

참사 당시 아이들과 또래 아이들도 세월호를 찾았다. 3살이 어렸던 아이들은 그들과 같은 나이가 돼 이곳을 찾았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김모(18)군은 "3년이 지나 당시 단원고 학생들과 같은 나이가 됐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돌아오지 못한 9명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세월호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에서 방문객들이 철조망 사이로 세월호 선체를 바라보고 있다.

ⓒ 박태성기자
목포신항에서 60㎞ 떨어진 진도 팽목항. 가는 길 도로를 따라 활짝 핀 벚꽃이 막바지다. 분홍빛 꽃잎이 바람에 날린다. 꽃망울을 펴보지도 못한 채 떠난 아이들을 생각하니 이마저도 먹먹하다.

팽목항은 사고 지점과 가장 인접한 곳이다. 배가 오가던 항은 아픔을 간직한 공간이 됐다.

해안가를 따라 '보고 싶고 만지고 싶습니다', '미수습자를 가족 품에'라고 적힌 노란 깃발이 바람에 펄럭인다. 모진 바닷바람은 이마저 가만두지 않았다. 깃발 색은 바랬고 그 끝은 뜯겨 나가 있었다.

자식을 가슴에 묻고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 부모의 슬픔과 고통이 남아있었다.

'현철아! 네가 내 아들이라 고맙고 자랑스럽다. 아빠 엄마는 죽을 때까지 너랑 함께 살아갈거야! 영원히 사랑한다. 인제 그만 집에 가자.'

음악과 글쓰기를 좋아했던 고등학생. 영어 교사를 꿈꿨던 아들. 내 아들, 내 가족을 품에 안지 못한 채 돌아오길 기다릴 뿐 할 수 있는 게 없다.

'18살에 떠난 수학여행 20살이 되어서도 못 오고 있습니다.'

미수습자 허다윤양.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가 딸에게 기다려 달라고 부탁한다. 엄마 품에 꼭 안고 집에 가자고 말한다.

세월호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 세월호를 형상화한 철제 구조물.

ⓒ 박태성기자
'그때 당시에는 내 아이가 아니어서 그때는 너무너무 좋았어요. 내 아이가 아니라서. 근데 지금은 차라리 그때 그게 내 아들이었으면….'

팽목항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축구화 3켤레. 아들 영인이가 해달라는 걸 다 해줬지만, 원하던 축구화를 사주지 못한 게 한이 됐나 보다.

3년 가까이 세월호를 품고 있던 바다. 이런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다는 잔잔히 물결칠 뿐 답이 없다.

세월호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 노란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 박태성기자
아직 9명의 미수습자가 남아있다. 내 잘못이다 책임지는 이가 없다. 명확한 진상조사 등은 남은 과제다. 결국 세월호의 시계는 3년 전에 멈춰섰다. 여전히 진행형이다.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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