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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조

충북대 산학협력 중점 교수

요즘 정말 엄청난 뉴스가 하루에도 몇 건씩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세월호 인양, 대통령 탄핵 정국에 이은 조기 대선, 북한 핵위협,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같은 뉴스들이 넘쳐난다. 웬만한 일상사는 뉴스에 보이지도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생활하고 있다는 이유로 우린 이미 수없이 많은 역사적 사건을 온 몸으로 경험하며 충격을 받아오고 있다. 어느 것 하나 가벼운 문제가 없다. 그야말로 충격의 연속이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참 피곤하게 산다. 어떨 때는 오지랖 넓게 너무 열심히 살아서 피곤한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광고에서도 나왔듯이 가끔은 정말 미친 듯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도 싶다. 차라리 요즘처럼 어수선한 때 일수록 조금 게을러 보면 어떨까· 다름을 찾아 공격하기보다 조금은 게으르게, 다름을 인정해 보면 어떨까· 학교는 점수 경쟁이 아니고 학생들끼리 서로 협력하고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조금 게으르게 학생들을 놔두면 어떨까· 내 아이를 학원에 더 많이 보내 다른 아이보다 더 빨리 더 많은 문제를 풀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 대신에 조금은 게으르게 친구와 놀며 공감할 수 있는 아이로 키워보면 어떨까·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년째 2%대로 떨어져있다. 3년 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들린다. 조선업 같은 우리나라의 대표 전통 제조업은 갈 길을 잃고 있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어차피 이리 될 거였는지도 모른다. 조선업이란 결국 임금이 싼 국가로 이전해 갈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뭔가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이 그 뭔가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아이들을 조금 게으르게 해보자! 한 시간에 수학 60문제를 풀 수 있는 아이가 아니고 세상의 변화를 읽어내고 동기가 부여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아이로 키워보자! 부모들은 학원에 안보내면 내 아이가 뒤쳐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떨쳐내자! 초등학교 때 이미 고등학교 수학을 가르치는 학원이 존재하는 한 당신의 아이들이 그들을 문제 푸는 속도에서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 이미 고등학교 수학을 배웠던 바로 그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 본들 우리 사회의 이 많은 문제를 그들이 배운 수학적 지식으로만은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뭔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우리는 아이에게서 친구와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고 있음을 더 두려워해야 하지 않을까· 어려서부터 항상 성적순으로 평가받는데 익숙했고, 친구보다 성적이 좋으면 행복했고 시험점수 좋은 학생이 선생님들로부터 대접받는 모습을 보아왔다. 우리 가족을 제외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축하와 칭찬을 나눈 적이 언제였는지 생각해보자! 지금처럼 정신없을 때 잠깐 호흡을 가다듬는 여유를 가지고 다시 우리 주위의 동료와 친구들에게 진정한 칭찬을 건네어 보자. 우리 아이들이 친구에게 칭찬을 건넬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자!

앞으로도 많은 지식을 외우고 있는 사람이 능력이 우수하다고 인정받게 될까· 지식의 양적인 측면에서 우리 인간은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과 경쟁상대가 되지 못할 것인데도 말이다. 사정이 이와 같은데 지식을 암기만하는 학습시스템이라면 장차 무엇에 쓸모가 있을 것인가· 어차피 세상사가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그 현상을 읽고 새로운 방식으로 극복 내지는 적응해 내는 능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적어도 교육 분야만큼은 조금은 게을러봐야 다른 길도 보일 것 같다. 게으를 수 있는 권리까지는 아니더라도 게으를 수 있는 약간의 여유 정도는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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