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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3.27 15:50:41
  • 최종수정2017.03.27 18:00:09
[충북일보] 바다의 아픔이 지상으로 옮겨진다. 세월호 대참사 발생 3년 만이다. 참척(慘慽)의 눈물이 진도 팽목항을 다시 적신다. 까닭 모른 채 스러진 꽃들이 봄비로 내린다. 가여운 이름들이다.

*** 분열과 분노 조장해선 안 돼

지난 2014년 4월 16일 아침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서 세월호가 침몰했다. 승객 476명 중 304명이 숨졌다. 결코 잊지 못할 대참사였다.

그런 슬픔의 세월호가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 목포신항으로 천천히 이동 중이다. 머잖아 신항 부두에 거치 된다. 곧 정부 합동수습본부가 가동된다. 선체조사위도 활동을 시작한다.

참척은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큰 불효다.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참혹한 슬픔이다. 부모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다. 마음으로 덮을 뿐 잊을 수 없다.

TV에 비친 세월호의 인양 모습은 참혹했다. 참척을 견딘 유족들을 다시 오열하게 했다. 정부의 무능과 지도자의 불성실을 떠올리게 했다. 어른들의 탐욕과 안전 불감증이 부른 참혹한 대가를 느끼게 했다.

인양돼 옮겨지는 선체는 이리저리 패이고 긁혀 있었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정치판을 상징하는 듯했다. 어른들의 이기심에 멍든 어린 희생을 웅변하고 있다. 우리의 정치·경제에 실재하는 모든 부정성을 상징하고 있다.

나는 천붕(天崩)도 참척도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당연히 그 고통과 슬픔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참척은 인생의 순리를 깨는 일이다. 허니 '참척지통'이 '천붕지통'보다 더한 아픔일 거란 짐작은 할 수 있다.

부모를 여읜 아픔은 누구나 경험한다. 시간만 다를 뿐 인간적 슬픔이다. 하지만 자식을 잃는 슬픔은 본능적 설움이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땅에 묻는다.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 그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세월호 대참사는 국민 모두에게 고통이었다. 급기야 그 고통은 분노로 표출됐다. 대통령 탄핵 주장의 힘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회적 분열과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은 분노의 기류에 편승해 편 가르기를 계속하고 있다.

세월호가 인양됐다. 이제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 화해하고 포용해야 한다. 용서를 구하고 용서해야 한다. 통합의 정서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갈등과 분열로는 고통을 치유할 수 없다. 그저 국민적 상처를 덧나게 할 뿐이다.

바야흐로 대선 정국이다. 분열과 분노가 대선 정국을 주도해선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포용의 리더십이 발휘돼야 한다. 탄핵정국으로 촉발된 분열과 갈등, 혼란은 여기서 끝나야 한다. 다음 정권 때까지 가선 안 된다.

국민들은 천천히 분노를 조절해야 한다. 분노를 옛 이야기로 만들어야 한다. '분노의 불'을 '화합의 불'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서로에게 유용한 따뜻한 불이 된다. 지금은 그런 리더십이 필요하다.

*** 화합과 단결의 힘 보여줘야

세월호 대참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국가적 상흔(傷痕)이다. 적폐에서 비롯된 고질병의 산물이다. 그런 점에서 적폐청산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적폐청산이 만병통치는 아니다. 차라리 지금은 희망과 긍정을 담은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국민의 분노는 가라앉게 된다.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 주는 게 중요하다.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화합과 단결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배타적인 생각과 주장만 버리면 화합과 상생은 쉽다. "모든 문제는 내게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열리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포한이나 울혈의 심사로 할 수 있는 건 없다. 내 마음의 창에 낀 때부터 닦아내야 한다. 울분과 분노를 삭이고 녹여야 한다. 그게 그동안 광장에서 보여준 성숙함이다. 궁극적으로 치유의 지혜다. 관습 안에 갇혀 약해진 내 아름다움을 찾는 길이다.

꽃으로 진 어린 영령들이 다시 천상의 봄꽃으로 피어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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